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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과 말(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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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과 말(馬) 프로젝트
  • 전민일보
  • 승인 2018.10.08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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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 한 점이 있다. 힘차게 달리는 말과 하나 되어 사냥을 하는 모습을 묘사한 고구려 고분벽화의 무용총‘수렵도’이다. 이 수렵도는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극적인 장면으로 고구려인의 용맹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승 자세에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화살을 팽팽하게 정조준하고 있는데, 사슴을 겨냥한 화살촉의 끝이 뭉뚝하다. 이는 사냥이 살생이 목적이 아닌 말과 함께 자연을 즐기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또, 수렵도에 등장하는 말의 체구는 아주 건장하다. 말 관리에 정성을 쏟은 게 분명하다. 늠름한 자태의 말을 타고 산과 바위가 있는 곳에서 호랑이를 추격해 사냥하는 모습은, 말을 타고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만주벌판을 가로질러 주변을 정복했던 고구려의 호방한 기상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당시 고구려는 중국의 수나라와 당나라도 쉽게 넘보지 못할 정도의 강대국이었다.

우리나라는 본래 기마민족이다. 말을 사랑하고 말과 함께한 민족이다.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나 신라의 천마총, 조상들이 즐겼다는 말을 타고 하는 경기인 격구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근대화 ·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말이 우리 생활에서 사라져 갔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 굳이 말을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여놓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사라져간 소중한 기마문화를 기억하고 이를 계승해 나가기 위한 말 산업과 관련 콘텐츠를 발굴, 육성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전북 지역과 새만금만의 특화된 말 산업을 추진하기 위해 단계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2004년부터 장수에 경주마육성목장을 조성해 말 산업과 인연을 맺어왔다. 내륙이면서 700고지에 위치한 경주마육성목장은 말을 사육하기에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우수한 마필 생산과 육성을 통해 우리나라 경주마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역시 새만금관광용지 내 노출부지에 말을 입식시켜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계획과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새만금의 드넓은 노출부지를 수백 마리의 말들이 무리지어 뛰어다니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말을 타고 새만금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여기에, 올해 7월 9일 전라북도 익산, 김제, 장수, 완주, 진안 5개 시?군이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되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앞으로 말 산업 특구와 새만금을 연계?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시설을 조성한다면 전북 지역과 새만금은 세계적인 승마관광단지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사라졌던 우리나라의 기마문화를 되살리는 제2의 부흥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잠시, 고구려 벽화 속에 등장하는 박진감 넘치는 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머지않아 새만금에서 보게 될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한다.

말을 주인공으로 한 수렵도 한편이 고구려인의 문화와 기상을 표현한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처럼,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만들어 나갈 승마산업의 스토리가 세계를 놀라게 할 최고의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안충환 새만금개발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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