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설정의 연작소설 세 권이 출간돼 화제다.
일견 독립된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연결은 돼있지만 그 주인공은 제각각이다. '평강공주', '안시성 성주', '계백'이 바로 그들이다. (각 14,500원, 온하루출판사).
온달이 죽은 뒤 이야기가 끝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평강, 고구려의 어머니'는 제2막이 열린다. '안시성 그녀 양만춘'에서 작가는 안시성 성주를 여자로 설정했다. '계백, 신을 만난 사나이에서' 계백은 어머니가 신라인으로 그는 반은 신라인인 셈이다.
파격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다. 파괴적이면서 창조적인 설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세 작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상상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안시성은 2008년, 계백은 2010년, 평강은 2014년에 저작권이 등록됐다. '평강'에는 그동안의 노고가 엿보이는 연표까지 있다.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만리장성에서 당태종은 상요동전망(傷遼東戰亡)을 읊었다.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망했다는 자기고백이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이 시를 '전당시(全唐詩)'에서 작가가 힘들게 찾아냈다. '전당시'에 실린 당나라 때 시가 5만 수 가까이 되기때문이다.
홍남권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왜 이 시를 배우지 못했냐고.. 학교에서 이백과 두보의 시는 가르치면서 왜 당태종의 상요동전망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이렇듯 기발한 구성의 연작소설을 쓴 작가 홍남권의 이력 또한 특이하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되었다. 현재 온하루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서 기업스토리 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송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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