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이다은 명창에 의해 판소리 연창 세계 신기록이 수립됐다.
지난 11일 이 명창은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13시간 동안 판소리 5바탕을 13시간 연창공연해 세계 기네스 도전에 성공했다.
이날 이 명창은 오전 9시 직접 만든 창작판소리 ‘익산가’를 시작으로 1바탕 심청가, 2바탕 흥보가, 3바탕 적벽가, 4바탕 춘향가, 5바탕 수궁가 등 5바탕을 무려 13시간 동안 연창 공연을 펼쳤다.
수십 명의 관객들도 13시간 도전 공연을 관람하고 추임새를 넣어주면서 함께 도전에 힘을 보탰다.
관객들은 “1바탕 심청가를 부를 때부터 모든 힘을 다해 소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13시간 동안 저렇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더 힘 있고 맛깔 나는 소리를 내 정말 대단했다”고 이 명창의 공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도전을 직접 지켜본 김형일 국악평론가는 “이다은 명창의 소리는 흔들림 없이 너무나 좋다”며 “판소리는 4시간이 넘어가면서부터 진짜배기가 나오는 것인데 이다은 명창의 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그 맛이 깊어지고 있고 흔들림 없이 너무나 좋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이 명창의 신기록은 복식단전 호흡에 전통 성악발성법으로 소리를 제대로 배워 장시간 소리를 해도 전혀 흔들림 없이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명창은 1992년 익산 출생으로 유아 시절 농아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말이 터진 4살 때부터 소리를 흉내 내다 8살에 판소리에 입문한 소리 신동이었다. 2003년 12살 어린 나이에 심청가, 14세 흥보가, 17세 적벽가, 20세 춘향가, 23세이던 2014년 수궁가를 완창해 최연소 판소리 5바탕 완창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5바탕을 무대에서 정식으로 완창한 사람은 고 박동진 명창, 고 오정숙 국창, 현존하는 안숙선 명창, 이다은 명창 등 4명 이외에는 공식자료로 확인된 바가 없다.
기록을 심사한 도전한국인운동본부 조영관 대표는 “이다은 명창의 도전은 이전에 비해 시간은 물론이고 판소리 5바탕을 눈 대목(주요 부분) 중심으로 기승전결로 구성해서 불렀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이 명창의 신기록은 도전한국인운동본부가 미국 기네스월드레코드(전 기네스북)로 전달해 심사를 받고 최종적으로 미국 기네스월드레코드 인증서를 받게 된다.
이다은 명창은 “기네스 도전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중요무형문화재 등극을 위한 노력과 함께 판소리 세계화 및 저변 확대와 교육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5년부터 ‘판소리 천일야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1001일 동안 즉 83년 동안 매월 1회 2시간씩 판소리 5바탕을 완창하는 경이로운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앞으로 세계 기네스 도전에 성공을 기념해 매년 11월 11일 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2018년에는 익산지역 소리를 수집·정리하고 창작, 익산 소리 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 명창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이며 12살 때 국립국악원 ‘어린이 명인·명창’ 출연을 시작으로 2008년 전국판소리대회 장관상, 2013년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 부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인재 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익산 고현초, 이일여중, 남원예술고,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했으며 원광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를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장을 맡아 판소리 저변확대와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익산=신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