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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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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
  • 전민일보
  • 승인 2017.08.2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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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는 우아하다. 사람으로 치면 최고의 품격을 갖췄다. 눈부신 하얀 깃털과 긴 목을 흔들며 호수에 유영하는 모습은 사뭇 낭만적이다. 백조의 모습은 또 평화롭고 여유롭다. 잔잔한 호숫가 한 가운데 백조 한 쌍이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다.

하지만 백조는 아름다운 자태로 물위에 떠 있지만 수면 아래서는 발놀림이 분주하다. 멀리서는 한가하고 우아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 ‘백조(白鳥)’라는 새는 존재치 않는다. 한자로만 보면 거위든 오리든 비둘기든 하얗기만 하면 모두 백조인데, 백조의 순 우리말은 고니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는 큰고니, 고니, 혹고니 등 3종이 있다. 고니는 목이 길고, 하얀 깃털을 가지고 있어 흰 새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물 위에 떠다니는 자태가 우아하고, 슬프고 외로운 모습이 있어 일찍부터 우아함을 상징하는 소재로 예술가들이 활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백조’라고 하면 우아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사실 백조는 굉장히 공격적인 새 중 하나이다.

특히 뽀송하고 귀여운 회색 새끼를 지키기 위한 백조의 공격성은 매우 날카롭다. 위협을 느낀 백조는 무시무시한 경계음을 내며 상대를 날개로 후려치거나 부리로 물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과연 누가 백조를 온순한 새라고 할 것인가.

독버섯이 화려하듯 아름다움엔 치명적인 독이 숨어있다.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모양이 우아한 백조를 닮았으나 그런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가공할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B-1B랜서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한 번의 출격으로 대량의 재래식 폭탄을 융단폭격할 수 있다.

스텔스 성능까지 갖추고 있고 최대 속도인 마하 1.25로 비행하면 괌 기지에서 출격한 지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

이른바 ‘참수작전’을 펼칠 수 있어 북한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 이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하면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랜서’2대가 지난 8일 한반도 상공에서 실탄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화성-14형’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뤄진 조치다.

이에 맞서 북한군 전략군은 자신들이 개발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2호로 미국의 태평양 군사기지가 있는 괌을 향해 포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러자 김정은은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렇다고 한반도 위기설이 완전 끝난 건 아니다. 한ㆍ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이 21일부터 시작돼 긴장은 여전하다.

북한은 이번 합동 훈련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며 보복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전력, 미사일 방어 전력의 작전을 각각 지휘할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존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국장 등 3대 핵심 지휘관이 방한해 UFG를 직접 참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면 전략사령부가 갖고 있는 모든 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 보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동맹국들을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미국의 전략자산인, 이른바 B-1B 랜서, B-2스텔스폭격기, 스텔스전투기 F-22(랩터), 핵추진 항공모함과 오하이오급핵 잠수함 등이 총 출동한다 해도 촘촘한 북한의 지하 방공망을 파괴할 지는 미지수다.

북한군의 무기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전방에 배치된 1만3000문 정도의 장사정포다. 이 장사정포는 모두 38선 북측 지하 갱도에 숨어있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또한 지하에 들어가 있고, 이동할 때도 지하통로로 움직인다.

말하자면 북의 핵심 군사시설은 전부 지하에 있다. 갱도의 길이는 무려 500 KM가 넘고 그 깊이는 200미터 이상이다. 유사시 전 인민군과 북 주민전체가 들어갈 정도의 넓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최신예 지하시설물 파괴용 벙커버스터도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북한과 미국의 ‘말 폭탄’ 전쟁으로 연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다 정말 전쟁이 터지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그러나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을 불허하겠다는 원칙을 재천명했다. 전쟁은 승패를 떠나 서로에게 비극이자 상처만 안겨준다.

신영규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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