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녀노소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끼 많고 재능 있는 사람들의 무대를 보는 것이 즐거우면서도, 매회 평가에 따라 누군가는 떨어지는 포맷은 다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선도 오디션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선거 때마다 많은 대선후보들이 출마하지만, 국민들에게 선택받은 단 한 사람만이 대통령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최후의 일인이 되기 위해서 대선후보들은 정책공약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미래를 설파한다.
정책공약은 앞으로 차기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책공약으로 결정된 사항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권 기간 동안 추진력을 얻는다. 정책공약의 중요성을 인식한 전라북도와 전북 경제단체는 ‘전북 몫 찾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전북현안을 각 정당의 정책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지금까지의 국가 운영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하여 단기간에 경제규모를 성장시키는 거점 개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일부 광역시와 지방자치단체는 발전 당시 2차 산업을 선점하여 수도권을 따라 발전할 수 있었으나, 유독 전라북도만은 배제되었다.
이후 전북발전을 위해 유관기관과 도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했으나, 수십 년간 누적된 지역 간의 격차는 자생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다.
대선 후보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전북 현안은 새만금이다. 새만금은 1991년에 착공되었으나 30년 가까이 마무리 짓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착공을 시작한 중국 푸동지구는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중국의 금융과 상업의 메카로 성장한 사례를 비추어보았을 때, 진전 속도가 매우 더딘 국책사업이 새만금이다.
새만금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농생명, 국제무역, 첨단산업 등을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새만금이 우리의 바람대로 활성화된다면, 이는 전북뿐 아니라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과거 인색했던 예산편성을 차기 정부에서는 대폭 늘려야 한다. 새만금을 뒷받침할 만한 산업 인프라확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전북을 찾는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낙후된 도로와 철도 그리고 항공 등을 재정비하거나 새로 구축하여야 한다.
전북 발전에 소요되는 예산이 부족하다면 전북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대체투자도 검토해볼 만하다.
운용규모가 500조 원에 육박하는 기금을 새만금과 같은 도내 유망 사업과 기업에 일부 투자할 수 있다면 전북경제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북 현안을 해결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주체는 다름 아닌 중소기업이다.
대다수 전북 도민들의 삶의 터전이 바로 중소기업이며, 타 도에 비해 중소기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현재 전북 중소기업 상황은 정말 참혹하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관련 협력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공장 문을 닫게 되었고, 만성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도내 중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대선 후보들은 전북 현안을 챙기면서 동시에 도내 중소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좋은 대안은 새만금 사업과 각종 인프라 구축 시, 도내 중소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굵직한 국책사업에 도내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경험을 쌓게 한다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강소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안정적이고 유망한 중소기업의 존재는 지역 경제를 튼튼하게 하여 그동안 쌓여왔던 지역 간의 격차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의 ‘전북 몫 찾기’에 대한 관심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개편의지를 간절히 바란다.
현준 중기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