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안철수는 신당 창당을 목표로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라는 이름의 정치 단체를 만들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진위의 지향점은‘창당’이며, 2014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당시 출범 선언문에서 안철수는 민생정치와 생활정치를 강조하며, “우리는 이러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고, 국민 이익을 가장 우선하는 합리적 개혁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며 2014년 2월 국민공모를 거쳐 새정치연합이라는 당명을 확정하고 다음날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발기인 대회에서는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의 법적 대표이자 중앙운영위원장으로 만장일치로 추대되었던 그는 3월 1일 전주를 방문해 새정치연합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많은 후보자들과 사진을 찍은 후, 그 다음날 전격적인 민주당과의 통합선언을 발표해버렸다.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며 그를 지지했던 전북의 여러 지방선거 출마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이들에게 정치적 신망을 잃어 버렸다.
2014년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중심의 새정치연합이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으나 6월에 치른 지방선거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해 7월의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2월 전당대회에서 문재인을 새 대표로 선출하고, 그해 4.29 재보선에서 참패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은 주류와 비주류 간의 반목으로 내홍을 겪다가 2015년 12월 13일 창당의 한 축이었던 안철수가 탈당한 뒤 12월 28일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변경했다.
문재인 당 대표는 2016년 4.13 총선을 닷새 앞두고 광주를 찾아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정계은퇴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총선 결과 호남에서 참패했음에도 정계은퇴는 커녕 대권행보를 이어갔다.
게다가 당시 약속에 대해서는 ‘전략적 발언’이라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재차 호남 민심의 공분을 자아내게 되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주체를 누구로 해서 정권 교체를 하느냐?”에 전북 유권자의 고민이 깊다.
정치 초년생처럼 대책 없이 좌충우돌하던 후보도 마땅치 않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후보도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 같아 유권자의 마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자니 사표가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때문에 선뜻 표를 주지도 못하는 심정이다.
지역의 정치인들이나 호사가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 책임질 수 없는 여러 말을 하지만 전북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속내를 비치지 않는 것은 지도자를 결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투표는 해야 되는데 이번 대선에서 전북의 유권자는 호남과 분리해 전북 몫 찾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인사 탕평책으로 전북 출신을 등용하고, 전북의 숙원사업을 꼭 이루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류정수 시민감사옴부즈만·공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