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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불, 잘 다루지 않으면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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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불, 잘 다루지 않으면 재앙
  • 전민일보
  • 승인 2017.02.2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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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추운 겨울이 되면은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진다.

어릴 적 아궁이에 불기운이 남아 있을때 고구마 몇 개를 넣어두고 야밤이 되어 꺼내먹던 어릴 때 추억도 아련하게 추억으로 떠오르는 기억과 불기운이 아쉬운 겨울이 되었다.

설명절이 며칠 지났으니 보름날을 기다리며 쥐불놀이 하고 깡통을 만들어 휘영청 뜬 달 아래 허공을 향해 날리던 그 시절이 더 어울리는 시점이 아닌가 한다.

요즘은 그렇게 노는 아이들도 찾아 보기 어렵거니와 여러 가지 더 즐거운 놀거리가 있어, 한낱 추억으로 남을 뿐이다.

내 어릴적 불에 관한 놀란 기억이 하나 있다.

그날도 학교에서 하교 하는 길에, 바람이 몹시 불고 눈발이 날리니 얼굴이며 손이며 발이며 내 살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시절은 아이들이 많아 우루루 몰려 다니는데, 그 중 한 녀석이 불쬐고 가자며 우리집 짚벼눌로 달라붙었다. 할아버지께 혼날 것이 걱정이었지만, 나도 내심 바라던 바 였다.

짚 다발을 하나 빼들고, 어린 마음에도 불이 옮겨 붙을 까봐 열발자국 정도 떠러진 곳에서 불을 붙옇다.

스멀스멀 타오르는 불길이 어찌나 따뜻 하던지 ~~~.

아이들 얼굴이 빨갛게 상기될쯤, 난데없이 '훅' 하고 바람이 불어 순식간에 재와 불길을 짚벼눌로 몰아 붙혔다.

어찌할 겨를도 없이 그 큰 짚벼눌에 불이 붙고, 불길이 치 솟았다.

아이들은 도망가고 나는 '불이야. 불이야' 하고 소리 쳤고, 옆집 할아버지와 일하는 삼촌이 나왔지만 겉잡을 수 없었다. 그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무섭고 놀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짚벼눌이 타면서 불길은 바로 옆 집으로 불길이 옮겨가고,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양동이로 물을 날라서 뿌려봤지만 불길은 더 세지고, 옆집까지 옮겨 붙었다.

우리집은 지붕이 반절 넘게 타고, 옆집은 반절 보다 덜 타다 꺼졌다.

동네 어른들이 머리를 한대씩 쥐어 박고 가시고, 할아버지께 호되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그뒤로 나는 불을 참 무서워 한다.

농장에서 용접을 할 때도 가까운 곳에 항상 물을 가져다 놓는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요즘 최신식 농장에서는 여러가지 장비와 기구들이 구비 되어 있고 이 모든 것들의 에너지는 편리한 전기를 사용한다. 올해처럼 기습 한파가 찾아 오면 으례 해오던 것처럼 콘셋트에 여러 개를 꼽아서 사용 하는데 참 위험한 일이다.

특히 양계사나 오리 사육장에는 난방기가 사용 되는 경우도 많아 화재 위험도가 훨씬 높다.

오래된 사육사일수록 구석구석에 건조한 먼지가 많아 자칫 누전 스파크라도 생기면 인화 위험성이 더 증가한다고 판단하여 주의를 해야 할 일이다.

앞서도 쥐불놀이 추억을 언급 했지만, 농사철을 준비 하기에 앞서 논두렁이나 산소 부근에, 잡풀이 마른 틈을 이용해 풀을 태우는데 이것도 위험천만한 것이다.

원래 보름 부근에 풀을 태우면 불길이 보이지 않고, 불길이 풀속으로 타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 잠간 방심하면 어느새 저 만큼 가있다.

만약 임야 부근에서 이런 논두렁 태우기나, 산소 풀 태우기를 하다가 산으로 옮겨 붙으면 산림자원과 환경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각종 생명체들의 보금자리를 한순간 잿더미로 만들고 만다. 가끔 언론에서 다른 나라의 대형산불로 인해 사람의 삶의 터전과 지역경제를 망가트렸다는 보도를 접한다.

불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살기가 어렵지만, 주의해서 다루지 않으면 크나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해 고생하시는 소방공무원님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특히 겨울철 화재로 인해 더 고생이 많으시고 간혹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희생을 두려워 하지 않으신 소방관님께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정유년 한해는 화마로 인해 가슴 아픈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호근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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