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수입으로 공무원들의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무원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 총액인건비제가 실시된데 다 오는 10월부터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화, 일선 시군의 별정·계약·개방형 인사 확대 추세 등으로 인건비 부담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방세 수입만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10곳,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다 합쳐도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7곳에 달했다.

올해 도내 14개 시·군에서 거둬들인 지방세는 모두 4623억3300만원이다. 

이중 일선 시·군의 공무원 인건비(기본급+수당+기타직 보수+일용인부임)는 4739억6300만원에 이르고 있어 무려 116억3000만원의 예산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세만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시·군은 정읍시를 비롯해 남원과 김제,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10곳에 달한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친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도 남원, 김제, 진안,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등 7곳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남원시의 경우 올해 인건비는 374억9800만원에 이르고 있지만 지방세(197억3600만원)와 세외수입(145억5300만원)을 합친 자체수입은 342억8900만원에 불과했다.

지방세 대비 177억6200만원이 부족했으며 자체수입 대비 32억900만원의 적자가 각각 발생한 셈이다.

올해 389억3100만원의 인건비가 발생한 김제시도 지방세 대비 173억700만원, 자체수입 대비 21억1300만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자체수입 대비 진안은 32억6000만원, 장수군은 18억9700만원, 임실군은 50억900만원, 순창군은 68억9100만원, 고창군은 69억5300만원, 부안군은 12억200만원의 인건비 미해결 문제가 자치단체별로 발생했다.

인건비 미해결 시군의 경우 자체사업 추진 어려움과 함께 교육환경 개선사업 투자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행 보조사업 제한 규정에 따르면 ‘자치단체가 지방세와 세외수입 총액이 소속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면 보조금을 교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교육경비 보조를 위한 각종 조례조차 제정할 수 없다. 

공무원들의 인건비조차 해당 자치단체에서 충당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무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도청의 경우 지난 2002년 2808명에서 지난해 말 3152명으로 344명이 증가했고 남원 139명, 군산 116명, 진안·순창 81명, 임실 80명 등 최근 5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자체사업 추진 미흡과 가용재원 부족으로 자연재해 발생 등 재난 발생시 지방채 발행 남발 등 예산운영 난맥상의 악순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도내 상당수의 시군은 자체 재량 사업 추진은 고사하고 가용재원 부족으로 수해, 폭우·폭설 등의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해 해마다 지방채 발행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 2005년 도와 14개 시군의 지방채 발행에 따른 채무는 총 7092억원에서 지난해 402억원이 증가한 7474억원으로 5.7% 늘었다. 

올해 역시 73% 수준인 54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일선 시·군의 총발행 한도액도 243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도와 시·군은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현재 지방세체납 징수팀을 구성하는 등 강력한 징수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매년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정부의 총액인건비제와 맞물려 있는 데다 오는 10월 비정규직 공무원에 대한 정규직화로 인건비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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