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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이합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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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이합집산
  • 전민일보
  • 승인 2016.03.11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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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 뉴스는 온통 내년 4월 총선에 대한 이야기에 묶여 있다.

야당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몇몇 인사들이 탈당을 한 뒤 다시 합당이란 이름으로 합치고 있다.

이런가 하면 야인으로 남아있던 몇몇 인사는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여 놓으려는 몸짓을 하고 있다. 어떻든 한 마디로 가관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내세운 명분은 국민의 뜻에 따라 결행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처사는 국민의 뜻을 잘못 해독했거나 오독한 게 분명한 만큼 국민을 모독하고 우롱한 처사이다. 모진 추위 같은 삶을 사는 대다수 국민은 그동안 정치인이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 일에 대해 미더워하지 않는다. 힘없고 백 없는 대다수 국민은 이들이 하는 행동이 이른바 땅따먹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입으로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우지만 오직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배지만 달면 되는 사리사욕에 집착해 있다.

객관적으로 양당체제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야당이 현재 국회의석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어 미리 자리를 박차고 나온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자신이 혁신의 대상이란 사실을 지레짐작하고 선수 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탈당한 사람 가운데 몇몇 인사는 이런저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이라며 자신이 한 행위를 정당화하려 한다.

벼룩이나 개미 같은 하찮은 생명체도 나름대로 질서를 지키며 산다.

이 당 저 당 문을 드나드는 나리를 이른바 철새라고 일컫는다. 철새는 주변 환경에 따라 번식지와 겨울을 보내는 월동지를 오가는 조류이다.

그런데 나리께서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게 아니라 공천권과 공권천만을 위해 오가는 이른바 공천조(公薦鳥)이다. 정치적 소신이나 철학이라곤 쥐꼬리만큼도 없는 치인(癡人)이다.

최근 몇몇 정치인이 이른바 헤쳐모여 식으로 이합집산하는 것을 보고 대다수 국민은 절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마치 장사가 잘 안 된 식당이 주방장과 점원은 그대로이고 메뉴도 그 찬에 그 밥인데 간판만 바꾼 형국이다. 이러다보니 이런 식당을 고객이 애용할 리 없다. 사장도 그 사람에다 주방장이나 점원도 대다수 국민이 보기에 고만고만한 사람들 끼리끼리 모여 동업을 하고 있는 꼴이다.

문제는 식당개업식을 왜 사람이 많은 서울이나 경상도에서 하지 않고 하필이면 전라도에서 개업하여 향토기업을 지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리들 이제 전라도 웬만큼 팔아먹었으면 좋겠다. 전라도 사람들은 대부분 쪼개지지 말고 하나로 뭉쳐 좋은 정치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전라도 민심이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가진 뜻이다.

캄캄한 대낮 같은 현실을 보면 속이 답답하여 숨이 막힐 지경인데 나리들 모습을 보면 한낱 희망의 실뿌리도 보이지 않는다.

“진득하게 밤이 오는 것과 달리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한눈
전라도 땅과 어둠 뒤덮고 있다
외진 시골 집 가는 길목은 물론
공중 길 바닷길 다 막고 서서
주먹 불끈 쥐고 온몸 부르르 떨며
속 좀 차려라고 폭언을 퍼 붓는다
대설주의보 길쯤 끊기리라 여긴
전라도 나리들, 저렇게 쏟아지는
폭설, 전라도 백성들 민심인 것을
밟혀도 풀풀 일어나는 백초인 것을
찢기고 갈라져 등 돌리지 말라고
종이비행기 한 대 날지 못하게
길다 막고서 폭언을 퍼 붓는다.”
(졸시: ‘폭설’전문)

최재선 한일장신대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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