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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명예란 거짓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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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명예란 거짓일 뿐이다
  • 전민일보
  • 승인 2016.02.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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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無名名無實名者僞而已矣

“진실하면 명예가 없고 명예가 있으면
진실이 없는 것이니 명예란 거짓일 뿐이다”

양자(楊子)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맹자(孟子)가 “자기 몸에 난 터럭 하나를 뽑아서 온 세상에 이익을 준다고 해도,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고 욕을 했고, 한비자(韓非子)가 “자신을 뺀 나머지 것들(物)을 가볍게 여기고 오로지 자기의 삶만을 귀하게 여긴다.”고 비난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양자가 노(魯)나라를 유람할 때입니다. 어느 날 맹씨(孟氏) 집에 묵게 되었는데,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친 맹씨가 물었습니다.

“사람이면 그만이지 무엇 때문에 명예를 좇습니까?”

“명예를 좇는 것은 부유해지기 위해서지요.”

“이미 부유해졌는데도 그만두지 않는 것은요?”

“출세하기 위해서지요.”

“출세했는데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요?”

“죽음 때문이지요.”

“죽으면 그만인데 무엇을 위한다는 겁니까?”

“자손들을 위하는 거지요.”

“명예가 자손들에게 무슨 이익이 됩니까?”

“명예를 얻으려면 반드시 자기 몸을 괴롭히고, 자기 마음을 태워야 되지만, 일단 명예를 얻기만 하면 집안사람들한테까지 혜택이 미치고, 마을사람들하고도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지요. 그러니 자손들이야 더 말할 게 뭐 있겠습니까?”

“무릇 모든 명예를 좇는 사람은 반드시 깨끗이 살아야 하는데, 깨끗이 살면 가난해집니다. 명예를 좇는 사람은 반드시 남에게 양보해야 하는데, 양보하다 보면 남보다 지위가 낮아집니다. 관중(管仲)은 제(齊)나라 재상 노릇을 하면서, 임금이 음탕하면 자기도 음탕하게 행동하고, 임금이 사치하면 자기도 사치했다고 합니다. 임금과 뜻도 서로 잘 맞고 말하는 대로 모든 일이 척척 되어서, 그의 방식대로 나라가 움직여지고 나라가 다른 제후들 나라보다 강하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죽은 뒤에는 관씨(管氏)일 따름입니다. 그런가 하면, 전씨(田氏)들은 제나라의 재상 노릇을 하면서 임금이 지나친 짓을 할 때 자기들은 겸손하게 행동하고, 임금이 재물을 거두어들일 때 자기들은 재물을 나누어 주니, 백성들이 모두가 그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나라를 차지하게 되었고, 자손들이 그것을 누려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짜 명예는 가난하게 해주고 가짜 명예는 부유하게 해준다는 거지요.”

말이 너무 길어지자,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이 “도대체 무얼 말씀하시는 겁니까?”라고 묻자. 양자(楊子)가 대신 대답합니다.

진실하면 명예가 없고, 명예가 있으면 진실이 없는 것이니, 명예란 거짓일뿐이다.(實無名名無實名者僞而已矣)

세상의 명예는 이로운 것이지만, 모두가 거짓된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이니, 애써 추구할 것은 못 된다는 말입니다.

김삼덕 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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