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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군자라는 이가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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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군자라는 이가 어찌
  • 전민일보
  • 승인 2015.08.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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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선 부동산학 박사

 
君子何患乎無兄弟也

“군자라는 이가 어찌

형제가 없는 것을 걱정하는가?”

사마우(司馬牛)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공자(孔子) 제자로, 성(姓)은 사마(司馬)이고, 이름은 경(耕)이며, 자는 자우(子牛)입니다. 그는 춘추시대 송(宋)나라 사람으로 나무를 뽑아 공자를 죽이려고 했던 사마환퇴의 동생입니다.

「춘추좌전」을 보면, 노(魯)나라 애공(哀公) 14년에 송나라 경공(景公)과 환퇴가 권력투쟁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환퇴가 경공과 권력투쟁을 벌이다 쫓겨난다는 내용인데, 그때 사마우에게는 환퇴 말고도 상소(向巢)라는 형이 있고, 자기(子潁)와 자거(子車)라는 동생 두 명이 등장합니다. 사마우의 형제는 적어도 다섯 명이 된다는 것인데, 권력투쟁 결과 환퇴는 위나라로 도망가고, 향소는 노나라로 도망가며, 사마우는 제나라로 도망갑니다. 이렇게 형제가 다섯이나 되지만 함께 있지 못하고 사방으로 도망치는 바람에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사마우는 괴로운 나머지 자하(子夏)를 찾아가 한탄합니다. “남들은 다 형제가 있는데 나만 홀로 형제가 없다.”

형제가 있어도 없는 것과 똑같다는 말인데, 그런 한탄을 들은 자하가 이렇게 말합니다.

군자라는 이가 어찌 형제가 없는 것을 걱정하는가? (君子何患乎無兄弟也)

군자가 되어 행동을 조심해서 실수하지 않고, 남들에게 공손하게 예의 바르게 살아가면, 사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형제처럼 되는 법인데, 피붙이인 형제를 만나지 못한다고 뭐가 걱정이냐는 말입니다.

이른바 가족주의를 넘어 사해를 동포로 여기라는 것인데, 「대대례(大戴禮)」를 보면 증자(曾子)도 똑같이 말합니다.

“군자가 인(仁)으로 뜻을 세우고, 행실을 먼저하고 말을 뒤로 하면, 천리 밖 사람이라도 모두 형제가 될 수 있다.”

올바르게 살기만 하면 사해에 있는 사람이 모두 형제처럼 잘 지낼 수 있으니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다. 곁에 사람이 없어서 외롭고 서글프다고 한탄하는 사람은 자하(子夏)와 증자(曾子)의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말은 냉혹한 인간사회에서 혈연으로 맺은 형제만큼 돈독한 우애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은 묵자(墨子)식의 겸애주의와 무차별 사랑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혈연에 얽매여 사랑이 집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가족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하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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