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21:28 (금)
[온고지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상태바
[온고지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7.03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인선 부동산학 박사, 전주대 강사

 
子曰德不孤必有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중국 한나라 때 유향이 편찬한 설화집 「설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진나라 왕 목공이 가뭄을 시찰하러 기산 아래 이르렀는데 아끼던 말이 달아났습니다. 아끼던 말이라 목공이 직접 찾아 나섰는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농부들이 그 말을 잡아불에 구워먹고 있는 겁니다. 주위 신하들은 화를 내며 농부들을 잡아다가 혼을 내주자고 말합니다.

감히 임금의 말을 잡아먹는 게 말이나 되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공은 그런 신하들을 말리며 농부들에게 다가가 사정을 물었더니, 농부들은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할 수 없이 그랬다고 대답하는 겁니다. 그러자 목공이 농부들에게 술을 내주면서 말합니다.

“말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탈이 난다고 합디다.”

그러고 나서 일 년이 지나고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진나라 군은 수세에 몰렸고 목공이 탄 전차는 그만 적군에게 포위당했습니다. 목공의 목숨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워졌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농부들이 나타난 겁니다. 농부들은 여러 가지 농기구를 들고 필사적으로 싸웠고, 목공의 목숨을 노리던 적군들은 농부들의 기세에 눌려 주춤거렸습니다.

이에 진나라 군대는 사기가 올라 용감하게 싸웠고 마침내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목공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농부들을 불러 커다란 상을 내리려고 하자 농부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임금님이 저희를 살려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싸운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해 싸운 것이 아닙니다.”

목공이 상을 거절하는 농부들을 가만히 보면, 정말 그들은 기산에서 임금의 말을 잡아먹었던 농부들인 겁니다. 그런 농부들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한 미디 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子曰德不孤必有隣)

덕을 갖추거나 덕망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어서 외롭지 않다는 말입니다.

덕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평온하고 화목한 덕의 길로 함께 나가므로 외롭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때로는 위기가 닥치고 힘든 순간이 생겨도 절대 외롭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반드시 함께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덕을 쌓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공자는 말합니다.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재화와 서비스를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인간사회가 유지된다고 했습니다.

사람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사회가 유지되고 지속된다는 것인데, 그런 사회에서 먼저 주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다고 공자는 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