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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농 유기재배 대책마련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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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농 유기재배 대책마련 서둘러야
  • 전민일보
  • 승인 2015.01.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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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원예산업과 농학박사

 
친환경농산물 인증제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저농약 인증제’가 2015년까지 유지되다 2016년 전면 폐지될 예정이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유기·무농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의 가격 차별화를 꾀하자는 취지에서다.

우리 전북의 유기농 인증면적을 보면 전국 21,210ha의 9.4%인 1,990ha가 유기농 인증면적을 받았고, 무농약은 5,328ha(61%), 저농약은 1,349ha(16%)로 조사되었으며, 전북 친환경 농산물 시장규모는 약 1,830억으로 전국의 약 3조원 시장규모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이 2014년 초 전국 친환경 인증농가 650명(유기 251명, 무농약 119명, 저농약 280명)을 대상으로 저농약 인증제 폐지에 따른 의향을 조사한 결과, 저농약 농가 280명 중 상위 단계인 유기·무농약으로 전환하겠다는 농가는 102명(36.4%)에 그쳤다.

농산물우수관리제(GAP) 인증을 받겠다는 농가는 61명(21.8%)이었고, 저농약 수준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농가도 80명(28.6%)이나 됐다. 나머지 37명(13.2%)은 관행농업으로 후퇴하겠다고 답했다.

어느 작목보다 유기재배가 까다로운 과수는 저농약 인증제가 폐지 될 경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 뻔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과실의 친환경 인증별 생산현황을 보면 전체 341,054톤 중에 약 90%가 저농약 인증 형태로 생산되고, 유기농 생산은 2.7%, 무농약 생산은 7.9%에 불과할 만큼 유기농재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주요 과실인 사과와 배의 유기 및 무농약 인증농가는 24농가에 불과하다. 근래들어 기온상승에 따른 돌발병해충 발생이 심해지면서 농약사용을 하지 않고서는 고품질의 과실을 생산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무농약·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은 2010년 110ha에서 2011년엔 115h로 늘어났으며 2012년에는 127ha로 확대가 되었으나 유기과수 재배면적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배농가들이 저농약 인증제 폐지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유기·무농약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행농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농가의 70.3%는 ‘친환경농업이 어려워서’라고 답했고, ‘유기 또는 무농약으로 전환해도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21.6%나 됐다.

이러한 이유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부실인증 적발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으로써 친환경 인증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저하와 친환경 농산물의 공익적 가치 및 우수성(환경보전, 안전성 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으로 차별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기·무농약 농가들도 저농약 인증제 폐지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저농약 농가들을 유기·무농약 단계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데 가장 확실한 답은 가격 차별화를 통한 소득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한 그동안 미흡했던 과수에 대한 무농약 유기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국 과수재배면적의 약 4%를 차지하고 있는 전북은 타지역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과수재배 농가가 영세하고 고령으로 접어들고 있어서 힘이 많이 드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전북지역 과수재배 농가 중에서 병해충방제로 천적을 이용하는 친환경 방제를 꾸준히 실시하는 등 친환경 유기재배를 실천하고 있는 농가는 관행적으로 과수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보다 3배 이상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좋은 사례도 있다.

유기·무농약 재배가 어려운 과수농가를 위해 ▲병해충 저항성 품종 보급 확대 ▲과수병해충을 해결할 친환경 약제와 생태적 방제대책 개발 ▲병해충에 따른 생산 감소분을 보장해주는 보험제도 도입이 정책적으로 시급하다고 하겠다. 또한 ‘특’등급 과실을 생산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서 친환경 과실류 대상의 별도 품질규격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기술지원 방안으로는 ▲유기농, GAP 인증 전환을 위한 교육, 홍보 및 현장지원 강화 ▲시·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 농업 담당자 능력향상을 위한 전문교육과정 운영 ▲유기 농산물의 유통 및 가공 기술 보급 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전북농업기술원 기능성과수팀에서는 과수 유기재배시 적용 가능한 친환경자재 활용기술 개발, 품종선발 및 생리장해 방지, 토양 양분관리, 병해충 종합관리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과수 유기재배를 위한 메뉴얼을 개발하여 농가에 제공 할 계획이며 또한 중앙기관과 연계해서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여 유기재배 농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대비책들이 뒷받침될 때 앞으로 닥칠 FTA의 높은 파고도 의연하게 넘어 설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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