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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君臣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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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君臣臣
  • 전민일보
  • 승인 2014.05.0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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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신 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신라 경덕왕(?~765, 재위:742~765) 때에 천재지변이 민생을 위협하고, 외척 중심의 정국운영으로 사회·정치적으로 국가가 위기 상황에 놓이자, 경덕왕이 충담사에게 부탁하여 지은 향가에 <안민가(安民歌)>가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향찰로 실린 그 전문(全文)은 이렇습니다.

임금은 아버지요,
신하는 사랑하실 어머니요,
백성은 어린 아이라고 한다면
백성이 사랑을 알 것입니다.
구물거리며 사는 백성
이들을 먹여 다스려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한다면
나라 안이 유지될 줄 알 것입니다.
아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 안이 태평할 것입니다.

유교의 정명(正名)사상을 바탕으로 민생과 정치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창작된 것입니다.

그 아홉째 행에서 君君-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臣臣-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고 말한 것이 공자의 정명사상입니다. 맹자는 더 나아가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몰아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아아, 당연히 선장은 선장다워야 합니다. <맹자>에는 우(禹)임금에 대한 평이 나옵니다.

그는 치수(治水)를 잘한 성군이었지요. “세상에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보면 마치 자기가 그를 물에 빠져 죽게 한 것처럼 여겼다”(禹思天下有溺者, 由己溺之也.)는 것입니다.

<맹자> 진심장에는 또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백성이 귀한 것이며,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가벼운 것이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오늘 이 땅의 백성은 세월호 참사로 온통 슬픔에 잠겨 울분에 떨고 있습니다. 비분강개(悲憤慷慨)라는 말은 바로 이 때를 두고 한 말인가 봅니다.

학교에서 날마다 어린 학생들을 대하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어린 자식들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이 “내 새끼야! 내 새끼야!”라고 울부짖는 통곡이 천지를 진동하고 있습니다.

하루 두 끼만 먹어도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도 말합니다. 어떤 이는 이 나라에서 영영 떠나 이민가고 싶다고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04년 7월 2일 한나라당 대표로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한 내용이 최근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당시는 김선일 씨가 알카에다의 납치로 피살된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던 때입니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말은 천금보다도 무겁다고 했습니다. 지금 대통령은 외국도 아닌 내 나라 안에서 삼백명이 넘는 우리 국민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사과는 왜 이리도 더디고 인색한지요!

‘내 새끼야! 내 새끼야! 내 새끼들아!’ 울부짖는 부모님들의 통곡을 들으며 이 힘없는 선생은 그 아이들에게 부디 다음 세상에서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나라에서 만나자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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