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며 제18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 등 3대 국민약속과 함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낼 것을 강조했다.
25일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민대표와 전직대통령, 외교사절단, 일반국민 등 7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18대 대통령취임사를 통해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이다”면서 전체 취임사 대부분을 3대 국민약속 실현을 위한 비전제시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국민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고 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국정비전인 ‘국민행복’ 실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경제부흥’을 손꼽으며 이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구겠다는 발언을 4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경제부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고 밝히며 경제부흥 첫 번째 과제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의 핵심은 과학기술과 IT산업 육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할 것이다”고 밝혔다.
성장위주 정책의 보완 정책으로 국정비전과 목표에서는 언급되지 않아 논란이 됐던 ‘경제민주화’ 정책도 앞으로 집중 추진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돼야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고 밝히며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 개발과 성장위주 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국민행복 비전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가 아무리 발전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복지와 교육, 안전을 '국민행복'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그 누구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며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게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라며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확대와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갈 것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며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다”고 밝히며 국민의 신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 것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식 취임행사가 끝난 뒤 붉은색 한복으로 갈아입고, 청와대 효자동과 청운동 등 인근지역주민과 인사를 나누며 33년 3개 월만에 청와대에 다시 입성했다.
어린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낸 박 대통령은 지난 1979년 11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로 16년간 머물었던 청와대를 떠났다가 33년 만에 대통령의 딸의 신분이 아닌 제18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복귀한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군(軍) 통수권 이양 등 국가최고지도자로서 지위와 권한을 모두 이임 받고 18대 대통령으로서 공식적인 국정수행에 돌입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