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을 여는 첫 날. 속절없는 사색으로의 몰입이 시작됨 때문인가, 훌훌 털어 비우고 버린 그 빈자리에 ‘순백의 갈구(渴求)’를 품노라. 모든 빛깔들이 한 자리에 만났으니 이제는 혼자되어 떠나야 하는 예정된 시간들.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바닷가의 깨알 모래처럼 수 많은 마주침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아는 깨달음.
바깥의 화려함보다도 내면의 진실함이 깃들어야 할 지금. 자신의 그림자를 거울에 비춰보며 마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시몬은 비로소 파랑새 되어 비상을 꿈꾼다. <전북대학교 교정에서, 글=이종근기자, 사진 오세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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