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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민일보
  • 승인 2010.03.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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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드라마 한편에 푹 빠졌었다. 지난주에 끝났지만 KBS 2TV에서 방송된 ‘공부의 신’이 그것이다. 삼류 고등학교에서 그것도 제일 꼴찌들을 모아서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시킨다는 줄거리였다.
 35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 ‘바보들의 행진’이 생각날 정도로 누가 보아도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 드라마에 빠졌고, 모임이 있어 TV를 보지 못했을 때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를 찾아볼 정도였다.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인이 한국 사람들은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마에 생활패턴이 좌우될 정도로 너무 빠져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드라마왕국이라고 부르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모임날짜를 잡을 때에 인기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은 피하고, 택시기사들도 그 시간은 운행을 중지하고 드라마를 본다는 말도 있다. 실로 드라마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드라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청률 지상주의로 공영성 높은 좋은 프로그램들이 뒷전으로 몰리고, 억지스런 설정에다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구성, 불륜은 기본이고 폭력과 출생의 비밀 등 국민들의 정서를 파괴하는 막장드라마가 안방을 오염시키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욕하면서 드라마를 본다는 말도 생겼다. 드라마는 그 속성을 알아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우리는 기적 같은 사건이나 어떤 사람의 예사롭지 않은 인생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드라마 같다고 한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옳은 말이다. 드라마는 과장되고 사람들을 놀랍게 해야 시청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드라마는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진실(Truth)이다. 드라마는 우리에게 삶의 가치, 즉 “어떻게 사는 것이 옮은 것이다!” 라는 진실을 말해 주고 있다. SBS에서 방영된 ‘온에어(ON AIR)라는 드라마에서 극중에 PD역을 맡는 박용하가 스태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지금 달나라에 가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달나라에는 분명히 토끼와 계수나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힘들지만 꼭 보여줘야 합니다.” 여기서 달나라는 우리가 사는 사회이고 토끼와 계수나무는 삶의 가치, 즉 진실이다. 그런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드라마는 사랑과 갈등, 절정과 반전, 재미와 판타지라는 요소를 가미해서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는 과장되고 비현실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래동화 ‘해님 달님’ 이야기에서 오누이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하늘에서 썩은 동아줄이 내려온다. 호랑이는 동아줄을 잡고 올라가다가 수수밭에 떨어져 지금도 수수에는 붉은 피가 묻어 있고, 오누이는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을 사실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야기 자체를 재미있게 들으면 되는 것이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는 이성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감성적으로 보고 느끼고 전체적인 분위기로 스토리를 이해하면 된다. 감성이 풍부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드라마를 더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라마 ‘공부의 신’도 현실성은 없지만 던져주는 메시지가 강했다. 언제나 남의 눈총만 받고 사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지만 열심히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드라마였다. 일반 사람들의 통념을 깬 반전드라마인 셈이다. 이 드라마의 진실은 “소년들이여 꿈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이었다. 꼴찌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우리도 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드라마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교, 학부모들이 해야 할 각각의 역할을 말해줬다. 드라마는 사람들이 꾸며낸 이야기다. 허구이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작자들도 더 이상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가능한 현실에 가깝게 제작해서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연출해야 한다. 그래야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백봉기 / (사)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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