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09:20 (월)
편지로 세상을 바꿔보자.
상태바
편지로 세상을 바꿔보자.
  • 전민일보
  • 승인 2009.06.23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지를 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우표라는 사람도 있고, 하얀 종이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대중가요 편지를 떠 올리기도 하고, 요즘 흔하게 사용되는 인터넷 연락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편지는 내가 직접 가서 전하지 못하는 대신 글로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며, 그러기에 자세하고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얼마 전에는 조선의 정조임금이 보낸 편지가 발견되었다. 가까이 지내면서 신하 겸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하였던 지인에게 보낸 것이었다. 물론 한두 번 보낸 것이 아니라 제법 오랫동안 연락하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편지를 통하여 정조가 독살되었다는 역사를 증명해 줄지에 대하여 관심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상당기간 여러 가지 병에 시달렸다고 하면서도 독살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편지는 자신의 불편한 점을 드러내기도 하며, 반대로 속내를 숨기기도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편지는 직접 만나서는 전하기 힘든 마음을 구구절절 자세히 알릴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랑의 연애편지는 말로 하는 고백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최근 모 지방은행장이 책을 펴냈다.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의 내용을 책이라는 형태로 옮겨놓은 것이다. 은행의 최고 경영자가 전 사원을 대상으로 보낸 내용이니만큼 포괄적이고 대중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은 당연하겠다.
 물론 이러한 편지를 보낸다는 것만으로 경영실적이 나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편지를 받은 사원들은 감동하였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단기간에 아주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사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격려하고 소통의 길을 터준 사람은,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타인을 감동시키는 장점을 가졌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편지란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상하 관계가 뚜렷한 집단에서도, 서로 대등한 수평적 조직에서도, 전혀 생소한 사람에게 자신 혹은 사물을 소개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제는 서로 잊혀질 처지에서 끈을 연결해주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친구나 가족 간에 서로 서먹한 분위기를 바꾸는데, 직접 만나 고마움을 표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나를 대신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제 가정의 달이 다가온다. 부모 형제나 친지들에게 소식을 전한다든지, 잊고 지냈던 은사님이나 친구들에게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두 장의 편지로 내 마음을 전부 전달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우리들이다. 닫혔던 마음의 문을 내가 먼저 여는 것을 어떨까. 설령 내가 편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오히려 내가 먼저 편지를 보냄으로써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무 말 없이 보내는 편지는 받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할 것이고,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그 첫 실천이 될 것이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