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곡우였다. 청명과 입하 사이에 들며, 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穀雨)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을 그대로 실증화한 하루였기 때문에 그야말로 ‘황금비’다.
곡우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절기중의 하나이다. 못자리를 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농사 중의 농사인 벼농사의 파종이 있는 날이므로 죄인도 잡아가지 않을 정도였다.
곡우날 아침, 전남 서해안부터 시작된 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 4시를 기해 충청도 일부와 해안 지방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내려져 있던 건조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이번 비는 중국 화남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비구름과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몰고 온 데 따른 것이다.
구름대는 중서부와 서해,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해 전국에 비를 뿌리고 양도 무척 많(?)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자정까지의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간 지역은 비교적 많은 40-100mm이고 수도권과 충남 서해안.강원 영서.전남.경남 남서내륙.남해안.제주.서해5도 30-70mm,전북은 20-40mm이다.
비와 함께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낮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천둥 및 번개가 치는 곳도 있으며, 서해안과 남해안 지방에는 높은 물결로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가능성이 있단다. 그래서 침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하겠다.
건조주의보가 모두 해제가 된지 참으로 오랜만이다. 소방당국이나 산림당국의 관계자들이 모처럼 꿀맛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음은 물론 농부들도 아린 마음을 잠시잠깐이나마 쓸어내릴 수 있는 만큼 ‘고마운 단비’를 몰고온 올해의 곡우는 다른 어떠 해의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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