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할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비율 1%를 집계 시스템 구축 이래 단 한차례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려 7년 연속 1%를 지키지 못했는데, 도청 내 부서별로도 달성 비율이 천차만별이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과 지자체 상당수가 상습적으로 미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준수여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선구매관리시스템 구축 이래 지난 7년간 전체 기관 1039곳 중 199곳은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았다.
상습 미준수 기관에 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준수 여부를 기준으로 공공기관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데도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부가 조달하는 물품의 구매·공급·관리를 담당하는 조달청은 2017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미준수했다.
질병관리청도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분리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았다.
더불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지원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는 광역시·도가 17곳 중 11곳이, 시·군·구 228곳 중 77곳이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아, 7년 연속 미준수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우선구매관리시스템 구축 이후 단 한차례도 의무 구매비율 1%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2020~2022년)의 실적만 봐도 도의 중증장애인 우선구매 실적은 0.22%, 0.59%, 0.23%에 불과했다.
14개 지자체 간에도 달성 비율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제와 남원, 고창, 임실, 장수의 경우 단 한차례도 비율을 준수하지 못했지만 완주와 익산은 단 두 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무비율을 달성하며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전북도교육청은 매년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1% 이상 구매하며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였으며, 전주와 무주교육지원청만 5회 미준수를 했을 뿐 대부분은 2~3차례만 비율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청의 경우 부서별, 출연기관별 달성률에 큰 차이를 보이면서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목표치 달성이 요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부서별 달성률을 살펴보면 2020년 감사관실(9.23%)과 지역 장학숙(6.53%), 공보관실(1.00%)이 목표를 달성했지만 인권담당관실과 도립여성중고등학교는 단 한푼도 해당 물건을 구매하는데 돈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도 감사관실(6.73%)과 혁신성장산업국(5.50%), 공보관실(1.0%), 도민안전실(1.34%) 등이 목표치를 달성하며 전년대비 개선된 수치를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은 0.04~0.5% 사이의 달성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지난해엔 그간 우수한 달성률을 보였던 감사관실과 지역 장학숙이 각각 1.20%, 1.15%를 구매하는데 그쳤으며, 도립여성중고등학교와 축산연구소는 0%의 구매율을 보이며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결국 최근 3년간 도청 내 18개 국 중 목표 달성을 이룬 곳은 감사관실 단 한곳인 셈이다.
전북도는 의무비율 달성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중증장애인 외에도 사회적경제기업, 여성기업 등에 대한 우선구매비율을 모두 맞춰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중증장애인 기업 생산품의 종류가 제한되다 보니 중복구매에 대한 한계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김영주 의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안정 및 자립을 위해서라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를 상습적으로 미준수하는 기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민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