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낮이 되면 정말 미치겠습니다. 에어컨을 켜도 더운데, 그나마 에어컨 가동시간이라도 좀 길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점심시간 전주중앙중학교 교정에서 만난 한 학생이 남긴 넋두리같은 하소연이다.
이 학교는 현재 학교시설 BTL사업으로 낡은 학교건물의 증개축 공사를 하면서 본관 뒤쪽에 있던 1학년 8개 학급과 개별학급 2개가 들어서 있는 42년 된 낡은 건물을 허물어버렸다. 그리고 내년 5월말 새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학생들은 예전 테니스장과 주차장이 있던 자리에 임시로 설치된 컨테이너 교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10여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연결해 만들어진 임시 교사는 2층으로 쌓여진 구조. 특히 위층의 컨테이너 교실은 차양막도 따로 없어 한낮이 되면 표면온도도 뜨겁지만 그 속은 그야말로 찜통으로 변한다.
게다가 방음도 제대로 안돼 위 교실에서 책상을 조금만 끌거나 살살 걷지 않으면 아래층에서는 소음공해에 시달린다.
뿐만 아니라 덩치가 커진 중학생들이 컨테이너 교실 한 학급당 30명 이상 들어앉아 있다보니 컨테이너 박스가 움직이고 흔들리는 것 같다는 게 학생들의 반응이다.
쉬는 시간 혀를 길게 내밀면서 교실 밖으로 나온 1학년 한 학생은 “다른 건 참아도 더운 건 미치겠다. 3교시에만 틀어주는 에어컨을 좀 더 가동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도 “2층에 있으면 교실이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져 신경이 쓰인다”는 고충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현재 에어컨을 가동 시키고 있지만 2층 컨테이너 교실 지붕에는 차단막을 설치해 최대한 햇볕을 차단하겠다”며 “학생들이 최적의 수업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학교 학생들은 이번 여름을 넘기더라도 내년 5월이 되기 전까지 매서운 겨울 추위를 컨테이너에서 견뎌야 할 형편이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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