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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와 색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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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와 색안경
  • 전민일보
  • 승인 2015.10.2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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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거나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돋보기안경을 낀 지 오래 되었다. 다른 사람보다 노안이 빨리 온 탓에 돋보기를 남들보다 먼저 착용했다.

돋보기를 서재, 연구실, 작업실, 차에 비치해두고 쓰기 때문에 여러 개이다.

요즘 유별스럽게 안과에 자주 들린다. 날마다 나름대로 글을 쓰고 책을 본답시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과 책 보는 시간이 늘면서 눈이 부시고 눈물이 자주 흘러내린다.

의사 선생님 말에 따르면 안구건조증과 결막염이 심하다고 했다. 주 원인이 컴퓨터 때문이라고 했다.

돋보기를 끼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 금방 눈이 피곤해진다. 돋보기를 끼지 않고도 책을 잘 보고 글을 잘 쓸 수 있었을 때 좀 더 읽고 더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을 요즘 가장 많이 후회한다.

스마트 폰을 볼 때는 맨눈으로 보는 게 더 낫다. 돋보기를 끼면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안경은 우리 시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시력은 물체가 생긴 형태를 분간하는 눈이 가진 능력이다.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통해 교정하여 밝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거나 파악하는 각도나 입장을 일컫는 시각은 안경을 끼고 교정할 수 없다.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고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자신과 생각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폭넓은 관점을 가져야 서로 소통하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

색안경은 선입견이나 감정에 치우친 관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노화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 기능뿐만 아니라 뇌 기능도 퇴화한다.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안경이나 돋보기를 쓰고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색안경을 끼고 사람과 사회를 보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이다. 운전할 때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눈이 부셔 눈이 금방 피곤해진다. 그런데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대낮에도 앞이 너무 캄캄해 운전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어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렇듯 색안경을 끼면 사물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생각이나 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생각이나 사고에 색안경을 씌우면 어떤 대상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나무를 나무로 보지 못하고 숲을 숲으로 보지 못한다. 물을 물로 보지 못하고 바다를 바다로 보지 못한다.

남북평화를 친북으로 왜곡시키고 인류애를 종북으로 굴절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돋보기를 끼어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세심한 배려와 사랑이 필요한 이들이다. 아울러 색안경을 벗어야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진실을 왜곡시키고 훼손시키는 음흉한 모략이다. 돋보기를 끼고 사물을 보듯이 색안경을 벗고 사물을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재선 한일장신대학교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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