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을 훌쩍넘긴 순창군 구림면의 한 할머니가 쓴 편지의 일부분이다.
순창군은 누구나 받아야 할 교육기회를 놓친 지역 어르신 2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3년부터 순창군 기독교 연합회를 통해 15개소의 한글공부방을 운영해 오고있으며, 지난달 30일 순창군민복지회관 향토회관에서 올해 운영 결과에 대한 학습발표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평균, 70~80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배움에 대한 뜨거운 목마름으로 낮동안 농사일로 힘들었던 피곤함도 잊은 채 밤이면 공부방으로 향했던 늦깎이 열정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글을 몰라 맘놓고 버스를 타기도 어려웠고, 편지가 와도, 세금 고지서가 날아와도 이웃집으로 물어보러 다녀야 했던 우리내 어르신들이 그동안의 답답하고 힘든 시간들을 벗어나 늦게나마 굽은 손으로 연필을 움켜쥐며 ㄱ‘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 이제는 제법 네모노트에 또박또박 정성스럽게 글씨를 써내려 갈 수도 있고 고지서를 읽을 수도 있게 됐다.
발표회장 입구에 공부방별로 전시해놓은 노트와 책, 연필, 필통, 연필깎이 등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순창군 기독교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발표회에는 강인형 군수를 비롯 양승종 군의장, 이용식 순창군 기독교 연합회 회장, 한글공부방 학생 217명, 한글공부방 관계자 등 2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팔덕면 김계순 할머니(73) 등 4분의 한글공부방 체험수기 발표와 함께 우수공부방 4개소와 우수 수강생 15명에 대한 시상식이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우수공부방으로 선정된 순창천주교회 복흥공소 한글공부방(대표 윤명자)에는 연합회장상을, 순창벧엘교회 한글공부방(대표 문상하)에는 군수상을, 임마누엘교회 한글공부방(대표 최재선)에는 군 의장상을, 팔덕교회 한글공부방(대표 김재옥)에는 한글공부방 대표상을 각각 시상하고 표창패와 상금 5만원씩이 각각 전달됐다.
또, 적성내월교회 한글공부방 최남례 할머니(85)를 비롯 우수 수강생 15명에게도 표창패와 시상금 3만원씩이 각각 전달돼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순창=손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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