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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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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
  • 전민일보
  • 승인 2008.06.0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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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로 시작한 가정의 달, 5월이 지나갔다. 듣기만하여도 마음이 아름답고 훈훈한 계절이다. 지난 어린이날에 부모들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들과 산, 그리고 인근의 놀이공원을 향하였다. 평소 요구대로 다하지 못한 것에 미안하여 이 날만이라도 즐겁게 해주자고, 꿈을 키워보자고 분주한 계획들을 세우기도 하였다. 부모의 마음은 다 그랬을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에 접수된 미아신고가 120여 건이나 되었다고 한다. 즐거워야 할 어린이가 가슴 졸이며 애태웠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전국의 어린이가 한꺼번에 모인 것에 비하면 그래도 적은 숫자라고 말할지 모르나, 일을 당한 본인이야 절대 절명의 중요한 사고가 되는 것이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동전 한 개를 잃어버려도 서운하고 허전한 것이 우리 마음인데,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이야 그 무엇에 비교할 것인가. 살을 에는 아픔이고 죽음까지도 대신하는 간절함일 것이다. 세상의 부모들은 이렇듯 정성과 사랑을 쏟고 있지만, 그래도 어쩌다보면 자녀들을 잃어버리곤 한다.
 우리는 인지상정으로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의 슬픈 마음을 공감하면서도, 정작 요즘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그러나 당장 먹여주고 입혀주는 부모뿐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며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이다.
 지금 우리는 길 잃은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피다가 귀가시키는 사회, 불량식품이나 어린이 정서를 해치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마음 편히 행동할 수 있고, 벌어진 일은 상식적으로 대처하여 처리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비록 기성세대의 일그러진 사회에 살고 있지만,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런 사회를 물려주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세상은 상대와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며, 세상은 서로를 위해주고 이해해주는 경우에 공존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남은 실천에는 약한 우리들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물러가고 새싹들이 이 시대의 주인이 되었을 때, 아름다운 사회가 되어있기를 바란다면, 자녀들을 아름답게 키워야 할 것이다. 이미 학생들 사이에 몽당연필과 이면지 연습장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고 한다. 아무리 시대적 변화라고 하지만, 그래도 작은 것까지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심어줘야 한다. 약한 자를 도와주는 행동이나, 남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것 등은 사회를 밝게 하는 씨앗이다.
 내 몸 귀하듯 남도 귀하고, 내 행동이 긴급하듯 남의 행동도 중요하고 긴급하다는 것을 심어주어야 한다. 내가 남을 돕고 베풀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거기에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행동적인 것, 마음적인 응원도 포함될 것이다. 이렇듯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저변에는 나눔과 배려가 그 기초를 하고 있다.
 5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내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가 사랑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생면부지 남에게 도움을 받고 사랑받는 것은 분명 고마운 일이다. 이런 고마운 일이 나에게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먼저 고마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호철 -수필가(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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