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구축과 공동번영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3일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총 4시간 가까이 공식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은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단독 회담에서 미리 준비한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했다.
구체적인 회담내용과 협의내용 등은 4일 공동선언 발표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경제협력)의 큰 주제를 토대로 세부내용들을 협의한 것으로 예측되며 양측이 회담의 합의사항을 선언형식으로 발표키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 강대국에 샌드위치처럼 끼여 있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으며 남북경협의 경우 북측이 개성공단에 대한 진전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특히 오후에 진행된 두 번째 단독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평양방문 일정 연장을 깜작 제안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정상회담으로 인해 일부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모든 일정을 소화, 좋은 기분으로 돌아가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의 일정연장 문제는 회담 말미에 김 위원장이 “충분한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해도 되겠다”고 말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나 납북자 국군포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개선의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예상도 일고 있다.
여기다 이번 두 차례 회담에 걸린 시간은 4시간여로 지난 2000년 회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만큼 두 정상이 의견을 공감한 의제와 입장차가 확인된 의제가 명확히 구분됐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 차 백화원 영빈관을 찾은 김 위원장에게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명품 차, DVD 세트와 드라마(대장금,겨울연가 등)·다큐멘타리·영화 CD 등 4종을 선물했다.
김운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