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미술계의 중추를 담당하는 도립미술관이 소장품 구입예산이 턱없이 적어 지역 미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못 하고 있다.
27일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에 따르면 올해 도립미술관의 작품 구입 예산은 1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개관 이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품 구입예산은 2005년 개관 때 5억원이었다가 2007년 2억원으로 줄었으며 2013년 1억 7000만원에 이어 2015년부터 1억원까지 감소했다. 올해도 1억원이 책정됐다. 이같은 예산 규모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타 지역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 예산은 서울시립미술관 21억원, 부산시립미술관 10억원, 광주시립미술관 10억원 등이다.
규모나 면적이 비슷한 경남도립미술관(면적 4532㎡)과 대전시립미술관(면적 1157㎡) 등의 소장품 수집 예산은 각각 5억원, 3억원 등으로 전북의 3~5배에 달한다.
예산이 10억원인 광주시립미술관은 2015광주 아트페어 당시 2억원의 지역작가 작품구입이 이뤄졌으나 전북의 경우 2015나우 아트페스티벌에서 400만원의 작품을 구입하는데 그쳤다.
예산 부족은 소장품 질 저하로도 이어졌다.
전북도립미술관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구입한 소장품 중 작품 매입 가격이 500만원 이상인 작품은 70점이었으며 작년에는 100만원 미만 저가 작품들이 수두룩해 미술품 소장과 전시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던 2014년 구입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작품 수는 10점이었으나 예산이 반 토막 난 2015년에는 가장 고가의 작품이 700만원짜리 1점에 불과했다.
장석원 관장은 “도립미술관의 작품 구입은 미술관이 추진하는 미술사 복원이나 청년작가 작품, 작품성 등을 고려해 이뤄지지만 우리 미술관의 경우 워낙 작품 구입 예산이 미미해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관장은 “올해 추경 예산에 1억 5000만원 증액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정기자
소장품 구입 예산 작년 이어 올해도 1억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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