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 자영업자 수가 되레 늘고 있으나 10명 중 8명 이상이 고용원이 없는 영세자영업자로 나타났다.
전북지역은 지역내총생산(GRDP)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과잉공급 현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지역경제 침체의 심각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6월말 현재 도내 자영업자는 25만6000여명으로 전년동기 25만1000여명보다 5000여명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12년 25만8000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2/4분기부터 급증했다.
광주 등 다른 시도는 메르스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난 것과 달리 전북지역은 폐업 속에서도 신규 창업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전체적인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전북의 자영업자 수는 인구대비 높은 수준이다. 전북은 인구대비 자영업자 수가 13.6%나 차지하고 있는 반면, 광주의 경우 10.6%로 3.0%p의 차이를 나타냈다.
도내 자영업자 창업이 늘어난 배경은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젊은 층과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부머 세대 중심의 자영업 창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도내 자영업자가 늘어난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 여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80.5%가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또는 무급 가족종사 형태의 영세자영업자들로 나타났다.
도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을 두고 영업하는 사람은 5만여 명에 그쳤다. 20만6000여명이 고용원이 없는 영세자영업자인 셈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에서는 월급을 주지 않고 가족끼리 운영하는 사람도 7만4000여명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000여명 늘어났고, 무급가족종사자의 경우 7만여명이나 급증하는 등 도내 자영업자의 운영구조가 날로 취약해지고 있다.
임대료 부담은 커지는데 매출이 부진하다보니 직원 없이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97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10만7000명 감소하면서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북지역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창업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점 창업이 늘어나고 있으나 실질적인 매출 향상을 보이는 곳은 제한적이어서 도내자영업의 과잉공급에 따른 출혈경쟁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졸업 또는 은퇴자들이 손쉽게 생각하고 음식점 등의 창업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포화상태로 과열 경쟁 구조에서 영세자영업자들의 대규모 폐업이 우려된다”며 “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창업지원 정책도 현재의 결과를 초래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전북 자영업자 10명 중 8명꼴 고용원 없는 영세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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