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혁신도시에 맞닿아 인접한 농촌마을 원주민들의 소외감이 크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원장동, 용기, 내동 등 3개 마을 90여가구 300여명 주민들은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부분 토박이로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3일 주민들에 따르면 인근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이전에 정상적이고 평화롭던 농촌의 일상생활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원래 남향으로 형성된 원장동 마을의 앞 장동길 건너편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가 우뚝 서게 되면서 마을 전체의 일조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일조량이 적은 가을이나 겨울에는 앞쪽 아파트 단지에 해가 가려 마을에 볕이 잘 들지 않으며 아파트가 마을 전체를 가로 막고 있다 보니 조망권 확보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신설된 도로망이 원주민 편의성이 배제된 혁신도시용에 불과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새 도로의 구조와 선형이 혁신도시 정비 차원에서 설계돼 주민들에겐 오히려 차량운행과 보행에 불편과 위험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김모씨는 “도로가 마을 입구로 이어지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없이 만들어졌다”며 “도로 사이에 있는 중앙화단 때문에 짧은 길을 빙 둘러가기도 하고 바쁠 땐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하게 돼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혁신도시에 땅을 팔아 ‘한 몫’ 챙겼는데 이제 와서 무슨 불만이 있냐는 외부의 냉소적인 시선에 가장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강모씨는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일부 몇 명 밖에 되지 않고 다 떠났다”며 “남아 있는 원주민들은 고층 아파트 숲에 가려 이방인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원주민 마을에서는 100여미터를 사이에 두고 있는 혁신도시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이웃이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서복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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