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있으면 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 설날이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불어닦친 경제적 불황에 대한 불안과 고향이 아닌 타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설날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설날은 시간적 만남, 공간적 만남, 인간적 만남 등이 이루어 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설날은 만남이다. 부모를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이웃을 만나기 위해 아무리 길이 막혀도 아무리 먼 길이더라도 고향을 찾아간다. 고향에 가면 아름다운 추억이 있고, 동심이 있으며, 부모 형제가 그곳에 있다. 아무리 부족하고 못났어도 고향을 가면 따뜻하게 맞아준다. 그래서 아무리 멀어도, 고생을 하면서도 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마냥 행복 그 자체다.
설날의 큰 의미는 바로 만남, 그리고 이를 통한 나눔에 있다. 그 동안에 만나지 못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은 식탁을 나누며,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고, 서로 격려와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그런날이다.
그래서 상한 마음은 서로 치유받고, 위로하고 무거웠던 마음들은 다 내려놓고 하나가 되는 시간이며, 더 나아가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도와주신 조상들과 이웃에게 감사를 드리며 공동체 의식을 돈독하게 살찌워 간다.
설날, 그 살갑던 풍경이 그립다. 산업화로 얻은 물질의 풍요와 편리함 만큼 잃어버린 풋풋한 인간미가 살아 숨쉬던 어린시절의 설날 모습이 무척 생각난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금방 뽑은 가래떡을 넣어 만든 떡국을 먹으면 비로소 한해가 시작된다.
‘새술을 새 가죽 부대에’넣기 위해 설빔을 입고 즐거운 마음에 활짝 웃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설레임이 흥건하게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