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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황산유출..시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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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황산유출..시민들 불안
  • 김병진
  • 승인 2013.05.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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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0여명 긴급대피..공장측 늑장대응으로 피해 키웠단 지적

황산과 불산 등 치명적인 독극물이 잇따라 유출되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8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군산시 비응도동의 한 휴대전화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탱크에 저장돼 있던 황산 2만5000ℓ가 누출됐다.

누출된 황산 대부분은 탱크 주변 안전벽에 가로막혔지만, 1000ℓ는 건물 외부로 새어나갔다. 당시 현장에는 근로자 10여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업체 측은 황산유출을 알고도 소방당국 등에 5시간이 지난 뒤에야 신고하는 등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산은 과산화수소와 염산이 든 다른 시설들을 부식시켰고, 염산과 과산화수소까지 누출돼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맹독성인 염소 가스까지 발생했다.

사고직후 소방당국은 중화제(소석회) 60포를 살포하고, 화학차와 황산 폐기물 전문 수거업체 관계자, 소방관 등 30여명을 투입해 사고 발생 15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4시가 돼서야 간신히 황산을 제거했다.

소방관계자는 “공장 관계자가 자체적으로 처리를 하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다른 부위까지 손상이 많이 발생해 방제가 더뎠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산을 옮길 때 사용하는 펌프에 균열이 일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업체의 안전 관리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이날 오전 8시 42분께는 경기 시흥시 시내 도로에서 불산을 실은 화물차가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시흥동 정왕동 무진 아파트 앞 도로에서 화물차가 넘어지며 불산 40여 ℓ가 유출돼 소방당국이 불산 오염 도로의 중화작업이 이뤄졌다.

이처럼 사고가 빈발하면서 화학산업 단지가 많지 않은 전북에서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의 2011년 기준 화학물질 배출량(환경부 화학물질 배출량 정보시스템- ncis.nier.go.kr/prtr)은 1481톤에 달한다.

앞서 도내선 지난 1월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화합물 제조공장에서 원심분리기가 폭발해 1명이 숨졌고, 군산에선 탱크로리 화물차가 전복돼 화학약품(스틸렌 모노모) 1만8000ℓ유출돼 긴급 방제작업이 펼쳐졌다.

주민 김모(40)씨는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마련에 부산을 떨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말로만 대책 운운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잊을만 하면 사고가 터지니 불안해서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전북본부 김연탁 교선국장은 “제품생산 등 이른바 돈이 되는데 집중투자하고 안전관리같이 비용만 발생하는 부분은 뒷전으로 하는 기업 문화가 큰 문제다”며 “시설 노후화를 예방하기 위해 부속품의 주기적 교체를 의무화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영세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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