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지역 색을 강조하기보다는 전주국제영화제 본연의 색깔을 더 공고히 했다.
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기존 ‘한국영화 쇼케이스’와 ‘로컬시네마 전주’의 통합이다. 두 프로그램을 통합해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로 탄생됐다.
조직위는 “2013 영화제의 색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지역성이나 쇼케이스의 성격을 넘어서 한국영화의 다양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장편에는 총 10개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기 개봉작인 <파파로티>, <신세계>에 이어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이 눈에 띈다.
강우석 감독은 전주와 인연이 깊다. <이끼>, <글러브>, <강철중> 등을 전주에서 촬영했으며, <전설의 주먹> 역시 전주 일대에서 상당부분이 촬영됐다.
로컬시네마 전주를 엿볼 수 있는 상영작으로는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상영작인 <타이밍>, <그 여자>가 있다. 이 두 영화는 전주에서 만든 독립단편영화다.
이외에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입체적으로 바라 본 백승우 감독의 <천안함 프로젝트>다. 연일 남북의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상영작으로 보인다.
개·폐막작도 사회상을 반영했다. 개막작 <폭스파이어>와 폐막작 <와즈다>는 모두 여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위는 “개·폐막작을 선정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며 “개막작에 한국영화를 선정하려고 했었지만 한국사회 성장의 문제를 보여주자는 생각에 최종적으로 <폭스파이어>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르의 접목을 만나볼 수 있다.
숏!숏!숏! 2013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탄생시킨다. 이진우 감독의 <번개와 춤을>, 박진성·박진석 감독의 <THE BODY>,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를 만나볼 수 있다.
조직위는 “다양한 이야기 방식들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며 “관객들 또한 한 가지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경험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포커스 온 프로그램에서는 카프카 특별전이 펼쳐진다.
카프카의 원작이나 그와 관계된 모티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6편의 장편영화와 4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성>, 장마리 스트라우브·다니엘 위예 감독의 <계급관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는 홍보대사가 따로 임명되지 않는다.
홍보대사를 임명할 경우 일정한 비용이 소모되고, 홍보대사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여러 고심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홍보대사는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며 “영화제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홍보대사라는 생각으로 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