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사회를 지탱하는 새로운 흐름은 국제결혼의 증가다. 최근 통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인구 중 20세 이상의 남성 미혼율이 17.3%에 이르는 가운데, 2005년 한해 동안 결혼한 농촌총각 8,027건 중 35.9%가 외국인 신부를 맞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제결혼이주여성지원센터가 결혼이민자 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제결혼 활성화가 이뤄진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무려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향을 한번도 다녀오지 못한 사람이 32%(30명)나 됐다.
그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 15명(47%)으로 가장 많았고(중복 응답), 시간이 없어서(36%), 가족의 반대(6%), 기타(11%) 등의 이유가 그 뒤를 따랐다.
해마다 명절이 오면 고향을 찾는 귀성행렬이 줄을 잇는다. 이를 바라보는 결혼이민여성의 마음은 어떨까. 고향 친정에 대한 그리움에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진 않을까.
결혼이민자의 규모는 갈수록 거대 사회집단으로 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너무나 허술하다.
그러나 이번 전북은행이 도내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을 대상으로 장수, 완주, 전주, 정읍 등 7개시군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8가족 29명의 친정나들이를 지원했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으로서 내국인과 혼인 후 3년이상 거주한자로 친정방문 경험이 없고 자녀가 있는 가정으로 배우자 동행이 가능한 자를 대상으로, 선정된 가족에게는 4인가족 왕복항공권과 체재비 80만원, 여행자보험 가입증서가 전달되었으며 8가족에게 모두 3천만원이 지원되었다.
그 중 장수군에 살고 있는 결혼 3년차 누엔티니씨는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차로 8시간 걸리는 곳에 계시는 친정부모님의 병환소식에도 형편상 가지 못하고 향수병으로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는데 “전북은행에서 이런 귀한 혜택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그리운 친정식구들을 만나 가슴속에 쌓여있던 짐을 내려놓고 올 수 있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김 한 전북은행장은 그간의 한국생활을 위로하고 친정방문을 축하하면서 “지난 7월 부산에서 생긴 베트남여성의 불행한 사망소식으로 불안해하는 다문화가정 친정 부모님을 조금이나마 안심시켜 드리고, 또한, 우리나라는 추석명절에 시댁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 후 친정에 가서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고유전통이 있는데 이번 다문화가족들의『추석명절 베트남 친정나들이』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고 말하고 앞으로도 1회성 행사가 아닌 매년 다문화 가장 고향보내기 운동을 지속 할 것과 지원액도 대폭 증액 할 것을 밝혔다.
한편 이들 8가정은 한가정만 10월3일 방문예정이고 27일 7가정이 모두 한 비행기로 출발했다.
김성봉기자
저작권자 © 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