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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씨름연맹 징계철회하면 대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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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씨름연맹 징계철회하면 대화 가능"
  • 관리자
  • 승인 2006.09.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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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를 철회할 경우 연맹과 대화에 나서겠다."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43)가 입을 열었다.

이만기 교수는 차경만 전 LG씨름단 단장, 정인길 전 신창건설 단장 등 민속씨름동우회(회장 이만기) 회원 10여명이 동석한 가운데 11일 오후 2시 서울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씨름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씨름연맹(총재 김재기)의 명예를 훼손하고 연맹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지난 4일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후 파문에 휩싸인 이 교수는 1주일만에 나선 이 자리에서 연맹이 징계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과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씨름연맹 상벌위가 지난 4일 영구제명 조치한 뒤 곧바로 언론에 보도자료를 돌리는 등 절차를 무시했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며 "일단 징계가 결정될 경우 총재의 재가와 함께 당사자에게 통보해줘야 하나 나는 아직 징계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씨름연맹 규정에 따르면 징계 당사자는 서면으로 징계 사실을 통보받은 뒤 일주일 이내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상벌위원장은 기각 여부를 심사해 총재의 승인을 얻어 보름 이내 다시 상벌위를 열도록 돼 있다.

이같은 이교수의 주장에 대해 연맹의 한 관계자는  “상벌위 결정대로 보도자료를 돌렸을 뿐이다. 이 교수는 상벌위 결정이 통보된 뒤 일주일내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상벌위의 재심과 총재의 승인까지 거쳐야 징계가 최종 결정되므로 아직 징계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맹에 곧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재심에서 영구제명이 철회되면 연맹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만기 교수와의 일문일답.

- 기자회견 소감은.
;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이 자리에 서게 돼 먼저 씨름팬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체 왜 이렇게 씨름계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 이태현이 10일 프라이드FC 데뷔전에서 기권했다.
; 경기 내용을 떠나 개인적으로, 씨름계 선배로서 더없이 아쉬웠다. 씨름 선수가 모래판이 아닌 링 위에 있는 모습을 보는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 K-1에서 성공한 최홍만처럼 프라이드FC에서 이태현도 한국 씨름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고 싶었는데 기권을 하는 모습을 보고 더없이 가슴이 아팠다.

- 연맹 상벌위가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 전혀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 설득력이 없다. 어떤 부분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한국 씨름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좋은 일로 만나야 할텐데…. 정말 국민들에게, 또 씨름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이 자리 기자분들도 진작 좀 씨름에 관심을 가져주지 그랬느냐. 

- 연맹 징계에 대한 반론은.
; 4일 연맹은 갑작스럽게 상벌위를 열고 이만기 전 천하장사에 대해 영구제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 말미에 7일 이내에 재심을 서면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이 시간까지 연맹은 아무런 통보를 해오지 않았다. 나는 언론을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다. 졸속행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아직 상벌위 결정이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닌데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만기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 총재를 비방했다는데.
; 씨름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연맹은 총재 면담도 묵살했다. 민속씨름동우회는 사라져가는 씨름을 살리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연맹의 무관심 속에 위축돼 가는 씨름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언론을 통해 호소를 해왔다. 우리의 직언을 받든지, 받지 않든지 그것은 연맹의 판단 문제다. 이것을 연맹은 근거없는 비방이라 하고 있다.

- 김재기 총재 사기꾼 교도소 보내자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는데.
; 지난 3월 경기도 과천 경찰서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미 무혐의 처리됐다. 그러나 연맹이 항고를 해 현재 수원지검에서 재조사를 받고 모욕죄를 적용해 재판을 하고 있다. 아직 계류 중에 있는 사건을 연맹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징계사유에 넣은 것은 연맹의 독선을 알리는 것과 다름없다.

- 한민족씨름위원회 창설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다는데.
; 지난 2004년말 LG증권 씨름단이 해체되고, 신창건설 씨름단마저 해체 위기에 놓이자 선수들이 연맹의 무책임에 항의 농성했다. 이때 정인길 신창건설 전 단장과 신도연 전 대한씨름협회장이 중심이 돼 동우회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2개팀과 실업팀이 공조해 경기를 하겠다고 발의, 한민족씨름위원회발기에 동의했다. 그러나 정작 창립총회(06년7월23일) 당시에는 개인적인 일로 외국여행중이었다.  

- 영구제명 철회를 요청했는데 만약 연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 모든 사태가 원만히 수습되길 바란다. 절차상의 문제, 개인 명예훼손의 문제 등을 놓고 동우회원들과 논의를 한 뒤 신중히 결정할 것이다.   

- 오늘이 징계철회 재심청구 마지막 날이다.
; 일단 상벌위 결정이 떨어질 경우 징계 당사자는 공식적인 문서 혹은 전화통화를 받아야 일주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총재의 재가가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징계 사실을 공식적으로 연맹으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 공식 서면 수취일 직후부터 일주일이다. 따라서 재심청구는 11일이 마감일은 아니라고 본다.

- 수원지검에서 재조사를 받고 모욕죄를 적용해 재판 중인데. 
; 명예훼손죄만 있는 줄 알았다. 모욕죄가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것은 판사가 결정할 사안이다.

- 만약 연맹이 서면으로 공식적으로 징계사실을 알려줄 경우 재심을 청구할 계획인가.
; 물론이다. 공식적으로 징계사실을 알려오면 동우회원들과 상의한 뒤 재심을 청구하겠다.   

- 연맹이 비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 각종 씨름대회가 도에서 시로, 시에서 군으로 자꾸 줄어드는 과정에서 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자고 연맹에 직언을 몇차례 시도했지만 그쪽에서 거부했다. 만약 그런 직언들이 명예훼손이고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수 없다.

- 상벌위 결정에 섭섭함은 없는지.
; 왜 없겠는가. 나를 비롯한 동우회원들이나 연맹이나 모두 한국 씨름을 위한 기구인데. 서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한국씨름연맹이나 대한씨름협회나 우리 동우회원들이나 모두 씨름을 위한 길을 걷고 있다. 모두가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지금 새로운 모형의 씨름판을 만들 구상이 있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경기규칙 규정 등은 그대로 유지하되 대회 운영방식이나 시스템 등은 대폭 수정할 계획이다.    

- 지금 한국씨름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 언론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왜 보도 포커스를 언제 프로팀이 망하는가에 맞추고 있는가. 프로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은 유망 선수들이 실업팀을 더 선호한 탓도 있다. 왜냐하면 프로팀의 경우 7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하는 반면 실업팀은 2~3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한다. 급여 준도 실업팀이 더 높다. 지금 연맹 소속 프로 씨름단은 현대삼호중공업 한팀뿐이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씨름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80년대만 해도 전 국민적으로 최고의 스포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전국체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엘리트 종목 선수선발을 위한 경기만 하고 씨름 등 기타 종목을 없앤다는 소리도 있다. 심지어 유망주들을 키워나갈 수 있는 초등학교 대회를 성장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폐지한다는 말도 있다. 바람앞에 흔들리는 촛불이다. 씨름계 존폐가 걸려있는 문제다. 서로 대승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 씨름계 유망주들이 각종 이종격투기 판으로 나가고 있고, 현재 준비하고 있는 여러 선수들이 있다. 
; 이태현은 백두장사만 18차례 차지했던 최고의 천하장사 중 한 명이다. 10일 프라이드 데뷔전때 링 위에서 처참하게 기권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 하나 생계 문제로 씨름계를 떠나는 후배들을 붙잡을 수 없는 노릇이다. 시대적 흐름은 막을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서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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