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지정 게시대 추가와 주기적인 단속에도 불법 현수막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전 전주시 효자동의 한 길거리.
헬스장, 식당, 학원 등 각종 불법 현수막이 거리마다 늘어서 있다.
현수막은 운전자 시야에 잘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되는 게 보통이다. 보행자의 시점에서는 현수막으로 인해 달려오는 자동차가 잘 보이지 않기도 했다.
특히 키가 작은 어린아이에게 불법 현수막의 존재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이모(42)씨는 "나도 키가 작아서 현수막에 도로 시야가 가릴 때가 있는데 아이들은 훨씬 더 안 보일 수밖에 없다. 현수막 끈도 길게 늘어져 있어 밟고 넘어질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자영업자인 장모(37)씨는 “아침에 출근하면 가게 앞에 불법 현수막이 자주 걸려있다. 현수막을 조금 높게 설치하면 우리 가게 간판도 가릴 수 있는 정도다. 불법으로 걸린 현수막들은 수거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불법으로 게시된 현수막은 전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대로변 사거리부터 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까지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든 길거리가 불법 현수막 출몰지였다.
지난 12일 완산구청 자유게시판에서는 동서학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 설치된 불법 현수막 관련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자체에서도 불법 현수막 문제를 간과하지 않았다.
전주시는 지난해 4월 ‘불법 현수막 없는 깨끗한 전주 만들기’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현수막 지정 게시대 200면을 확충하고, 불법 현수막에 취약한 시간대인 금요일 저녁, 주말, 공휴일 등에 정비 용역을 실시했다.
또 시민들의 자체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불법 유도 광고물 수거보상제’의 보상금 단가를 인상하고 참여 대상을 확대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법 현수막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총선 기간으로 인해 평소보다 게시되는 현수막이 늘어나 불법 현수막 문제가 더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301개소에서 1325면의 현수막 지정 게시대를 운영 중이다. 2024년에도 100면을 추가 신설해 불법 현수막 단절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수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