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수도권 등지에서 활약 중인 인지도 높은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공천에서 낙마하면서 ‘민주당의 아성’인 전북의 민주당내 입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 진출을 노릴 수 있거나 지난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이력이 있는 전북 출신 민주당 중진들이 대거 탈락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등으로 촉발된 당내 계파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의 주류가 된 ‘핵심 친명’ 의원 중 이들을 대체할 만한 전북 출신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기 광명시에서 2번 민선 시장을 역임하고 광명시 을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지역에서 인지도와 지지도를 쌓아오던 군산 출신 양기대 의원은 ‘친 이낙연계’로 분류되며 공천 배제와 전략경선 등에 내몰린 끝에 탈락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4선 중진 고창 출신의 홍영표 의원 역시 ‘비명계’라는 평가에 지역구인 부평구 을이 전략 지역구로 지정되는 등 사실상 공천 배제되며 끝내 민주당을 떠나 새로운미래에 입당했다.
전주 출신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성남시 중원구의 윤영찬 의원 역시 고배를 마셨다. 당내 비명 소신파인 ‘원칙과 상식’으로 활동하다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서울 성북구 을 선거구에서 재선한 장수 출신 박용진 의원 역시 비명계로 분류돼 경선 불이익을 뚫고 결선까지 갔지만 친명인 정봉주 전 의원에 패했다. 정 전 의원이 과거 발언 등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지만 감표 불이익을 안고 또 다른 친명 인사인 조수진 예비후보와 전략경선을 치르게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 지도부로 도약할 시점의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낙마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 10개 선거구에 3선, 혹은 4선에 도전하는 중진급 의원이 있지만 이들 만으로 국회에서 전북의 이익을 대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이른바 ‘큰 정치인’ 뒤를 이을 인물로 평가받던 유망한 정치인들이 대거 탈락했다”라며 “전북 10개 의석의 정치인 뿐만 아니라 전북 출신 정치인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이용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