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받은 선물, 상품권 등 중고 시장서 판매
- 1인 가구 증가에 명절 선물 현금화 움직임 적극적
“설 명절용 미개봉 선물 저렴하게 팝니다.”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31)씨는 직장에서 받은 선물세트를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에 올렸다. 가계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필요 없는 선물들을 내다 팔아 여윳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직장에서 미리 준 선물세트를 장터에 내놨다”며 “물품이 필요한 사람에게 팔아서 여윳돈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둔 가운데 명절 선물세트·상품권 등을 중고거래 시장에 되파는 사람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단 몇만 원이라도 생활비에 보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각종 선물 세트를 판매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날 이 플랫폼에 ‘설 선물’로 검색한 결과 전주지역에서만 수십여 개의 판매글을 찾을 수 있었다.
과일·참치·식용류·햄·김·주방용품 등 종류도 다양했다. 판매자들은 주로 '해당상품이 필요 없다',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혼자 쓰기에는 많다', '뜯지 않은 새 상품(미개봉)' 등을 판매 사유로 적었다.
이들은 해당상품을 정가 대비 30%가량 저렴하게 올려놓았다. 정가보다 50% 이상 싸게 매물을 등록한 판매자도 존재했다.
지난해부터 고물가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명절 선물을 중고 사이트에서 되파는 ‘명절테크’가 화두였다.
명절테크는 회사 등에서 무료로 나눠 주는 선물세트를 정가보다 싸게 되팔거나 구매해 이득을 보는 재테크를 뜻한다. 올해에도 높은 수준의 물가 때문에 이같은 명절테크가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북지역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였다. 2022년 5.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안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물가에 선물을 중고거래로 싸게 팔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일부 자취생 등 1인 가구는 오히려 평소 먹어보고 싶던 식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1인 가구의 경우 소비가 많은 스팸이나 김, 참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 플랫폼 이용자인 직장인 김모(34)씨는 “시중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처분하는 것들이 많아 참치와 스팸 처럼 보존기간이 긴 제품들은 이 기회에 저렴하게 사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