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스펙의 타지역 출신’임용 행보와 반대
정무기능 강화·지역 조직 새판짜기 일환 해석
김관영 도지사가 유창희 정무수석과 임청 대변인을 새롭게 기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민선8기 출범이후 끊이지 않고 제기된 정무기능 부재 강화와 함께 지역조직의 새 판짜기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수 전 정무수석은 음주운전 적발로 불가피한 교체였지만 지방의원 출신의 유창희 정무수석 임명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간 김관영 지사는 지역출신 외면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스펙이 화려한 타 지역 출신의 인물들을 산하기관장 등에 전격 기용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출신이었던 김광수 전 정무수석의 후임에도 중앙정치 무대 출신이거나 중량감 있는 인물이 영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지사의 선택은 지방의원 출신의 유창희 정무수석이었다.
대내외 인지도와 중량감에서 김광수 전 정무수석과 비교해 약한 것도 사실이다. 유창희 정무수석은 그간 각종 선출직에 도전했으나 결실을 얻지 못했으나 정치활동 과정에서 ‘적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각 진영과 두루 친분과 소통채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해 본격적인 지역 내 조직구축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지사의 진영은 민주당 도당 일각에서 탈당이력 등을 거론하며 김 지사의 ‘민주당 DNA 부족’이라는 평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김 지사는 지난 2021년 12월 얼마 남겨두지 않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만큼 고향인 군산을 제외한 도내 전 시군에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선거 과정에서 송하진 전 지사의 측근들이 합류했지만 그 조직을 그대로 흡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차기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고, 총선결과에 따라 경쟁력 있는 후보들의 차기 도백(道伯(덧말:도백)) 도전이 예상된다. 김 지사의 측근그룹은 대부분 군산지역 인사들로 주축을 이루고 있다.
차기 전북지역 총선결과에 따라 지역정가가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여부에 따라 김 지사의 재선 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은 불가피 해 보인다. 초선보다 재선이 더 쉽다고는 하나 권리당원 등 당원 지지층의 결속력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변수는 언제든지 도출될 수 있다.
따라서 김관영 지사만의 조직력 강화 등 새판짜기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총선과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도 직간접적으로 김 지사 진영과 손을 잡고 있고, 정계를 떠난 송하진 전 지사는 물론 김승수 전 전주시장의 핵심 관계자들도 합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외부 수혈이 이뤄지는 배경 중 또 하는 갑작스런 도지사 도전으로 급조된 조직인 탓에 그 안에서 미묘한 계파간 갈등이 표출된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임청 대변인 임명도 대언론 기능 강화 측면에서 이뤄졌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가 김 지사의 조직 새판짜기 필요성을 촉발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내 초대형 악재와 이슈가 불거졌지만 선제적인 대응력 부재와 범도민 차원의 지역여론을 움직일 조직적 대응상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새만금 잼버리 사태로 전북도정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전북지역 조직과 정치권과의 역학관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을 것이다”면서 “그간 김 지사와 궤를 같이 하지 않던 인사들도 합류하는 등 대내외적인 새판짜기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