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전북도 본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교부세와 지방세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긴축 편성을 꼽을 수 있다.
올해 9월까지 교부된 지방교부세는 1년 전과 비교해 10조원 넘게 감소했다. 지방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격차를 조정하기 위해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재원인데 특히 전북의 지방교부세 감소액은 경북(1조5979억원)과 전남(1조5877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1조1350억원이었다.
지방교부세는 보통·특별·부동산교부세 등으로 구성되는 만큼, 이 금액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지자체가 운용할 수 있는 예산 활용의 폭도 그만큼 좁아짐을 의미한다.
이런 극도의 예산 한파 속에서도 도는 신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과 민생 복지와 관련된 내년도 예산은 최소 유지 또는 증액을 이끌어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도와 시·군이 모두 참여하는 전국 최초의 민관 상생의 '전북형 스마트공장'을 오는 2026년까지 연간 사업비 139억원을 들여 총 300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도내 자동차 대체부품 개발 지원 및 글로벌 애프터마켓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도 오는 2025년까지 92억원을 투입해 대체부품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전북의 미래 쌀알로 불리는 이차전지·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기술 자립화를 위해 10억원을 지원하고, 산·학·연·관 혁신 자원이 모두 참여하는 추진단 운영에도 도비 100%를 투입하기로 했다.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마중물 사업인 바이오 핵심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지원과 함께 농축산용 미생물산업 공유인프라 구축에도 오는 2025년까지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민들의 복지 개선을 위한 예산 배정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541억원이 투입된다.
학교 무상급식 지원 비율 조정도 교육청이 더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돼 절감된 예산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만3~5세 유아 1만 2000여명에 대한 필요경비 전액 13만 8000원으로 이어져 완전한 무상교육의 길이 열렸다.
청년 근로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전북청년 두배적금 대상자도 올해보다 1000명 늘려 총 1300명에게 예산 17억 6000만원을 들여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전국 최저 수준이었던 참전유공자를 위한 보훈 수당도 기존 2만원에서 4만원으로 올리는데 78억원의 도비가 배정됐으며, 자립준비청년들의 안정적인 독립을 위해 자립수당도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는 데 필요한 예산 26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결식노인들의 비율을 줄여나가기 위해 무료 경로식당 단가도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해 어르신들에게 질 좋은 밥상 제공을 이어가기로 했다.
13년여에 걸친 왕궁 축사매입도 올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마지막 단계를 위한 121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호남고속도로 주변 광역 악취 문제와 새만금 수질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모든 사업이 가능하기 위해선 현재 2330억원 규모의 적자 문제가 해결되야 하는 상황.
김관영 지사는 "우선 지역개발기금에서 1630억원을 활용하고, 안정화기금에서 390억원, 그 외의 부족분은 31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통해 메꾸려고 한다"며 "특별한 전북의 시대는 도민의 삶에서부터 시작돼야 하고, 도민의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만큼 내년도 예산안에 그 정신을 담아내기 위한 고민을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홍민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