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문화도시센터, 소소한 삶의 이야기 전시 후원
지역작가 연대, 말랭이 주민들도 제작에 참여
서민들의 아련했던 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는 깃발 시(詩) 전시, ‘말랭이 마을이 전하는 바람의 이야기’ 행사가 지난 8월 11일부터 9월 9일까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전시 행사는 군산문화도시센터(이화숙 센터장) 후원, 지역 문화단체 ‘꼬맴’ 주관으로 천연염색 채경화 작가(채물드림 운영), 한복 제작과 천연염색을 하는 박정미 작가(꼬맴 대표), 진순화 서예가, 말랭이 이야기를 짧은 시로 쓴 채명룡 시인(전북작가회의, 군산문협 회원) 등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또 말랭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염색된 천에 말랭이 마을 명판을 새기는 일에 동참했으며, 매주 금~일요일 3일간씩 걸개 작품을 설치 철거하는 일도 말랭이 주변 주민들이 맡았다.
지역의 소소한 예술적 행위를 통해 외지 관광객들과 소통을 시도한 이번 천연염색 깃발과 천을 이용한 작품전시회는 이 지역에서는 처음 시도된 행위 예술적 성격이다.
말랭이 주변의 작가들은 물론 주민들이 마을의 예술적 행위를 위해 거버넌스를 이뤄냈다는 의미와 함께 소소한 지역 주제의 예술적 행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객 윤 모씨(경기 수원)는 “생소한 ‘말랭이’라는 이름에 끌려 골목길을 들어섰는데, 바람에 천이 나부끼고 그 위에 이야기가 쓰여 있어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채경화 작가는 “60년대와 70년대의 신흥동 말랭이는 모두가 배고프고,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이었다”면서 “은근하고 끈기 있는 우리네 삶을 상징하는 광목천에 감색과 치자색은 가난했던 그 시절을, 하늘색은 모두가 희망하는 꿈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소암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은 “단칸방에서 삶의 희망을 키우며 살던 아련했던 시절의 이야기들이 바람을 타고 나부끼는 걸 보면서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시 기간 중에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잦았지만 이 지역 출신 신재순 시인, 배손규 시인, 박종삼 시인, 김선순 시인 등등 작가와 시인들도 아련한 추억을 공유했다.
군산문화도시센터 이화숙 센터장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군산이 지역주민들과 여러 장르의 작가들이 힘을 합쳐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문화와 예술의 지향점”이라면서 “이런 행위들이 모여 군산시가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더 나아가 문화를 통해 시민들의 연대를 이뤄 나가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산=김종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