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우·폭염 이후 태풍에 추석...2%대였던 물가 다시 오를듯
최근 계속된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겨우 진정세에 접어든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올 여름 지속된 무더위에 집중호우까지 겹치며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폭우로 인한 작황난은 오는 9월 추석 기간 물가 인상에도 직격타를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폭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 등 농경지 피해 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3만1000㏊를 넘어섰다. 전날 오후 6시 기준(2만6933.5㏊)보다 4000㏊ 이상 증가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농작물 피해 규모는 3만1064.7㏊(침수 3만219.1㏊, 낙과 86.4㏊, 유실·매몰 659.2㏊)로 축구장(0.714㏊) 약 4만3000개를 합친 넓이다. 피해 농지중 전북이 가장 크다. 전북 11개 시·군에서 농작물 1만 5931ha(벼 1만628, 논콩 4675, 시설원예 568, 축사 9, 기타 51)에 이른다.
특히 김제시 콩 생산단지 등 논콩 농가의 피해가 커 콩의 본격적인 수확철인 가을에 접어들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피해 현장을 방문해 별도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실제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4㎏)의 가격은 17일 기준 5만4780원으로 한 달 전의 3.19배나 올랐다.
평년(2만4769원)과 비교했을 때도 2배 이상인 121%가 올랐다. 적상추(4㎏)와 청상추(4㎏)도 5만5920원으로, 한 달 전(1만9065원)에 비해 3배가량이나 가격이 뛰었다. 오이(다다기 계통·상품) 도매가격도 이날 100개에 6만2325원으로, 한 달 전(4만625원)과 비교해 53.4% 올랐다.
얼갈이배추는 4㎏에 1만2980원으로 한 달 전(6105원)보다 112.6% 올랐고, 애호박과 토마토 도매가격도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39.1%, 22.0%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1개월만에 2.7%(전북 2.1%)대로 내려온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폭우를 계기로 다시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점검에 나섰다. 비가 더 올 경우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있어 농작물 피해 상황은 향후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7월과 8월은 기상에 따른 물가 변동이 큰 기간인데, 작년에는 7월에 폭염이 심했고 올해는 이른 장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일단 피해 복구 현황을 지켜보면서 가격 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폭우라고 하더라도 그 직후 일조량, 폭염 여부 등 작물의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