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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감성만 좇는 지자체 홍보...따라하기식 아닌 정체성 좇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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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감성만 좇는 지자체 홍보...따라하기식 아닌 정체성 좇아야
  • 홍민희 기자
  • 승인 2023.03.12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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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주시의 기발하고 촌스러운듯한 지역홍보 방식 관심 끌면서 지자체들 홍보방식도 바뀌어
- 틀에 박힌 듯한 관료주의적 홍보 방식 벗어난 것은 반갑지만 외줄타기같은 아슬아슬함도
- 전북도 홍보영상도 기획취지와 표현방식 엇갈리며 뭇매 맞아...광주에서도 비슷한 사례 나와
- 전주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 "지자체 홍보도 정체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홍보 효과 극대화돼"

유투브가 지자체의 강력한 홍보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좀 더 특별하고 특이한 내용을 담기 위한 지자체 홍보팀간의 총성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가 'B급 감성'을 앞세우며 흥행하자 너도나도 B급 감성을 자처하고 있는데, 지자체의 정체성을 담지 않은 따라하기식 홍보는 홍보 효과도, 수요성도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판에 박힌 듯한 딱딱한 관료주의적 홍보의 틀을 처음 깬 지자체는 단연 충주시를 꼽을 수 있겠다. 

2019년 '충주 공무원 VLOG 영상'을 시작으로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모방 유전자, 즉 재미로 끝없이 복제되는 유행어)을 지자체 축제와 연결해 젊은세대에게까지 행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채널 개설 3년만에 구독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섰으며, 현재 기준으로도 29만 8000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국 지자체중 압도적인 1위다. 

충주시의 성공은 다른 지자체에겐 넘어야 할 산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충주시가 왜 성공했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지자체 특성과 버무리기 보단 당장의 시선 끌기에 급급하며 아슬아슬 선을 타는 식의 영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 일쑤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최근 전북도 역시 홍보영상으로 호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오는 5월 전북에서 열리는 '2023년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홍보영상이 다소 시대착오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에선 이성교제를 하지 못한 중년 남성이 운동을 하면 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조카의 조언을 듣고 20대 젊은 여성과의 연애에 성공했다는 스토리에 아태 마스터스 대회 정보를 끼워넣었는데 개연성이 떨어지고 성인지 감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거기에 진안군을 홍보하는 숏츠(1분 이내 짧은 동영상)에선 초등학생 폴댄스 선수가 달밤을 배경으로 폴댄스를 구사했는데 과연 이 춤과 진안군이 무슨 연관선상이 있느냐는 지적과 선정성 논란까지 더해지며 도 차원의 사과입장이 전해지기도 했다.

전북 뿐 아니라 광주광역시에서도 최근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알리는 홍보영상에서 비엔날레와 발음이 비슷한 비엔나 소시지를 들고 축제를 보러가는 영상을 게재해 비엔날레 30년 역사를 먹칠했다는 따가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지자체의 과도한 무리수의 일면엔 조회수와 구독자수 자체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행정업무 특성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지자체가 B급 감성 안에 정체성을 담지 못해 논란이 자초되는 경우들이 생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민 전주대 문화컨텐츠학과 초빙교수는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당장의 조회수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며 "단순히 트렌드를 좇기 보단 지자체가 가진 본질적인 정체성과 매력, 강점 등에 기반해 홍보활동을 해야하는데 반대의 상황이 더 많은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홍보영상의 경우 외주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업체의 결과물은 클라이언트의 수준에 비례한다는 업계의 불문률을 명심하고 지자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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