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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인생(靑林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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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인생(靑林人生)
  • 전민일보
  • 승인 2023.01.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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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더불어 육체는 쇠약해지지만 마음만은 항상 젊게 살아가고자 하는 게 인간의 욕망일 것이다.

평탄한 삶은 없다. 인생은 늘 굴곡이 있게 마련이고 우린 그런 삶이 때론 힘들기도 하다. 평탄함을 바라지 말고 그것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사회적 높은 지위나 재산을 소유하고 있건만 행복한 가정을 이룬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에게도 남모르는 고뇌와 고통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최후의 순간까지 인생의 현역, 즉 인생의 주인공이다. 현역이란 지금 이 순간에의 삶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뇌의 3분의 1도 쓰지 못한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 마음도 노화된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몸을 계속해서 활동해야 하며, 사용하지 않으면 머리도 망가진다.

매일 쉴 틈 없이 활동하던 우리 몸은 쓰면서 동시에 조절되고 치유되도록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인생 전·후반기의 기준을 50세로 볼 때, 전반기는 젊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성취 지향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닦아야 하며 후반기에 들면 좀 더 여유롭게 봉사도 하고, 즉 불가에서 강조하는 보시의 생활을 하는 것이 삶의 질을 알차게 하는 계기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삶을 봄·여름·가을·겨울·사계절로 나눈다면 나는 이제 망구(望九)의 나이가 되었으니 늦겨울에 해당된다.

또한 인생을 나이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그중에서 육체로 사는 청년기, 마음이나 지성으로 사는 장년기에 비해 노인은 영성(靈性)으로 산다고 한다.

늙었지만 마음은 젊고 건강하게 살려면 자신의 생활과 건강을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젊었을 때 기획, 노력, 행동이 일치해야 함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항상 젊은 행동을 할 것으로만 착각하고 습관성 음주가로 또는 폭주가로 정년퇴임을 하게 되니 건강이 쇠약해졌다. 그것은 예지가 부족한 탓이리라.

요즘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그것은 특이한 체질이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내게는 딱 맞는 말이다. 그야말로 세월은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데 내가 계획한 일들은 산적같이 쌓여 정체상태에 있다.

내 고향은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 청림리 노적봉 아래 노적마을이다. 마을은 유독 독립된 산으로 노적가리를 쌓아놓은 듯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마을에서 조선시대 때 과거 급제자가 11명이 배출되었다. 성균관에서는 전국적으로 과거 급제자가 최다 배출된 마을이라는 인정서(認定書)를 발급하기도 했다.

예부터 과거에 급제하면 으레 나무로 용을 만들어 그 용에 파란 색을 칠하여 높은 장대에 매달아 놓고 영광을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그 기념물을 ‘효죽’이라 말하였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니 그 기념물은 삭아 없어졌다.

그 높은 선현들의 학덕을 기리기 위하여 돌로 비문과 조형물을 건립하려고 추진한 지 벌써 7년이 되었지만 부지선정과 예산문제로 난항에 봉착했었다. 그러던 중 독지가 고영상(高永尙) 교장이 부지 150평을 희사하였으므로 측량을 실시하고 본격 추진 중이다.

마을에서 11명의 과거 급제자 중 나의 증조부 노봉 고제항(高濟恒)님께서 문과급제를 하셨으므로 직손의 도리로서 기념비를 세워 후손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교훈을 이어 받아야 하는 숙원적 사업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아버님께서 1920년 일제 강점기에 대한광복단에서 독립운동활동가로 적극 활동한 사항이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뒤늦게 찾았다. 그동안 많이 찾아보았지만 한국전쟁때(9·28)경찰에서 집을 모두 비우라고 한 뒤 노적마을 그 지역 500여 가구를 완전 불태워 버렸기 때문에 근거문서 찾기가 어려웠었다. 일본에서 발간한 여러 문헌에 기록된 근거를 확보하여 2020년 8월 3일 보훈처에 서훈을 신청했다.

한편 아내가 23세에 혼인하여 시조모님 시부모님의 병간호에 진력했으며, 자녀 5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보내 학·석사까지 뒷바라지에 헌신하고 이제 노환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걷기도 힘들고 어려워 손수레(밀차)에 의지하고 있는 처참한 실정이다. 그런 정황으로 포양장을 성균관에 추천(전주향고 부안향교 성균관유도회 전북본부)하였다.

예부터 인간은 문집 한 권쯤은 남기고 죽어야 한다고 했다. 이제 수필집 칼럼집 등 5권을 출간했는데, 앞으로 두 권을 더 출간할 계획이며, 마을에서 11명의 과거급제자가 배출되었으므로 그에 관한 효죽문집, 노봉문집, 죽와문집, 독립지사 문집, 본인 회고록 등 5권을 발간할 계획인바 모두 12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혼인주례는 1천 쌍을 목표했는데 몇 년전부터 혼인 수가 줄었으며, 금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급격히 줄었다. 이제 972쌍을 성료하고 29쌍이 부족한데 이어 사회의 변화로 1천 쌍 목표 달성은 어려울듯싶다.

고향집 대지가 넓어 변산반도 천년기념물 4종을 식재한 지 60여 년 동안 번식하여 1백여 그루가 있다. 술 마실 시간은 있어도 나무 가꾸는 시간은 없다는 핑계로 전지를 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자라서 수형(樹形)이 잡히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수형을 미관성 있게 가꾸어 보려는 소망이다.

집 뒤란에는 대나무 밭 1천여 평이 큰 죽림을 이루고 있어, 마당까지 뻗어 내렸으니 대나무 세상이다. 그 또한 반드시 슬기롭게 정리해야 할 숙제거리다.

그 외에도 가시오가피를 식재한 지 20년이 넘었으니 그것도 정리해야 하며, 그 외에도 잡다한 일들이 수없이 많고 많기도 하다.

나의 그 바쁜 사정은 아랑곳없이 세월은 빠르게 흘러만 간다. 노익장을 과시하고 나의 현역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자 오늘도 인생 현역 현장으로 달려간다.

고재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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