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희생에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지난달 31일 전북도청 공연장 1층에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 분향소가 마련되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전주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57)씨는 "우리 딸도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뉴스를 보고 딸에게 바로 연락해 무사한지 확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씨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에는 우리 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했던 당시를 잊을 수 없는데 실제 부모와 그 유족들의 마음은 어떻겠느냐"며 "그 또래 자녀를 둔 부모 입장으로서 안타까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김모(23)학생도 추모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김 씨는 "희생당한 이들이 다 제 나이 또래고 한창일 나이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는게 너무 슬픈 것 같다"면서 "아직 못해본 것들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사고 소식을 듣고 눈물이 터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대학생 정모(27)씨 또한 "주말이라 지인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나갔을텐데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할지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로서 마치 내 친구 같고 내 동기 같다는 생각에 더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날 도청 주차장에는 차량이 가득할 정도로 조문을 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시민 강모(65)씨는 "사고 전날에도 사람들이 몰려서 사고 날 뻔했다는데 통제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두면 어떡하냐"면서 "그로 인해 애꿎은 청년들만 목숨을 잃었다. 누구에게 책임과 탓을 묻겠느냐. 희생자와 유족들만 억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모를 하러 온 직장인 임모(32)씨 또한 “뉴스와 SNS를 보고 사고 소식을 접한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꼭 이렇게 참사가 발생하고 무고한 희생자가 나와야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면서 “희생된 고인들이 하늘에서라도 못다 이룬 꿈들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눈물을 훔쳤다.
한편, 31일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4명으로 집계됐다. 20대 103명, 30대 30명, 10대 11명으로 현재 14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북도민이거나 전북에 연고가 있는 희생자는 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