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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비밀번호 오픈 된 원룸… 범죄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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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비밀번호 오픈 된 원룸… 범죄에 노출
  • 박민섭 기자
  • 승인 2022.10.05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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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택배기사 업무 편의 위해 공유
제기능 상실… 입주자 안전은 뒷전
경찰“비밀번호 수시 변경 등 조치 필요”

"똑똑똑...철컥철컥"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모(29)씨는 최근 무서운 일을 겪었다.

퇴근 후 늦은 밤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누군가가 김씨의 집 문을 두드리며 문을 억지로 열려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서 휴대폰을 보며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쾅쾅대며 문을 열려고 하는 소리가 15분여간 들려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당시 무서워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면서 “112에 신고해 경찰분들이 오셔서 조치를 취해주셨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만취자였다더라”며 두려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배달 및 택배 이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주지역 원룸들의 1층 공동 현관 비밀번호가 버젓이 노출돼 범죄 발생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로 배달·택배기사들이 업무상 편의를 위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크게 적어두거나 공유하면서 건물 내 입주자들의 안전은 뒷전인 상황이다.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거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공동현관이 제기능을 못하는 동시에 오히려 범죄를 돕는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전주 곳곳의 원룸 건물 20여 곳을 둘러본 결과 비밀번호로 보이는 숫자가 적혀있는 곳은 무려 14곳이었다. 적혀있는 번호를 따라서 입력해보자 문은 이내 바로 열렸다.

이 14곳은 공동현관 문틈, 로비 폰 상단 등 갖가지 방식으로 적혀있었고, 심지어는 ‘CCTV 작동중’ 이라는 경고판에 적혀있기도 했다.

특히 지어진 지 오래된 원룸 건물은 물론, 신축 건물에도 비밀번호는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었다.

전주의 한 원룸 건물 주인은 “제가 사는 집인데 번호를 적어 둘 리는 없다”며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배달 기사분이나 택배기사분들이 적어놓은 것 같다”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배달 기사 윤모(28)씨는 “요즘은 원룸에 배달을 가면 다 적혀있다”며 “손님들이 영수증에 적어둘 때도 있지만 안 적어두면 벽에 적혀있는 비밀번호를 입력 후 들어간다. 예전에 배달하던 기사들이 적어뒀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원룸 비밀번호 노출로 인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며 “공동현관 비밀번호 노출은 상당히 위험하며 범죄의 표적이 쉽고, 택배 등의 물건을 절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시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복잡하게 설정하거나 벽면에 적혀있는 번호를 지우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도내 주거침입죄 발생 건수는 2018년 384건, 2019년 516건, 2020년 603건으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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