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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보장, 누구나 희망 가질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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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보장, 누구나 희망 가질 권리가 있다
  • 전민일보
  • 승인 2022.04.0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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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장애인(농맹인)들의 자조모임을 지원하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공이 다시 위로 솟아오르듯 사람은 누구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심리적 에너지가 있다.

듣지 못하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제한되는 일이 많지만 고통을 인내하는 능력과 응축된 감정을 수어, 점자, 촉수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내며 세상과 소통하려는 강한 의지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자원이다.

자조모임 현장을 방문하여보면 시청각장애인들은 촉수어를 주로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한다.

앤 설리번이 헬렌켈러의 손바닥 위에 알파벳을 적는 방법으로 소통을 시작한 것처럼 시청각장애인들도 서로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촉감을 사용하여 대화를 나눈다.

수어는 손 뿐 아니라 얼굴 표정과 다양한 몸짓을 활용할 수 있지만 촉수어는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손에 힘을 주어야하기 때문에 다른 의사소통 수단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취약점이 있다.

하지만 수어는 배움의 과정이 길고 점자는 실생활에서 사용될 때 한자어를 그대로 한글 점자로 바꾸어 표기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점자는 기본적인 문해력과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촉수어를 널리 보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표현상의 한계가 있지만 촉수어 등을 통해 감각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시청각장애인들은 자조모임을 통해 강렬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앤 설리번이 자신이 경험한 소외감과 장애로 인한 고통을 제자를 돌보고 격려할 수 있는 자원으로 변화시켰던 것처럼 각자가 지니고 있는 뜻하지 않은 장애들이 자조모임 안에서 서로에게 친구이며 스승이 될 수 있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전문상담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조모임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시청각장애인들은 사회적관심을 갖게 되고 다양한 분야로 외연을 넓혀 나가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동권 보장 등을 위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시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현상이다.

사실 2022년의 선진화된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투쟁해야 할 만큼 개선점이 많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그것은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모차를 타야만 이동할 수 있는 유아의 문제이며 걷는 것이 불편해진 노인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애써 투쟁하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불편감이 아니라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먼저 느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활동보조인 없이는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의사소통을 위해 오랜 기간 개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이동권 보장과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는 것은 생존과도 같은 문제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장애로 인해 소외된 이웃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며, 그들을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존중하며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때이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그 사회의 품격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상준 작가·전문상담사, 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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