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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대 문호 라오서(老舍)의 걸작 희곡 '찻집'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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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대 문호 라오서(老舍)의 걸작 희곡 '찻집'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1.12.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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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魯迅), 바진(巴金)과 함께 중국 3대 문호로 불리는 라오서(老舍)의 걸작 희곡 '찻집'(1957)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0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찻집'은 1958년 북경인민예술극원의 초연 이래 2021년 현재까지 무려 7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명실상부한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희곡이다. 공연이 열릴 때마다 매진을 거듭하여 '찻집현상'이라는 말이 생겼을 만큼 북경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찻집'에는 혼돈의 중국 근대를 살아간 북경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대를 이어 가며 꿋꿋이 제자리를 지켜 온 북경의 한 유서 깊은 찻집이 역사의 격랑 속에 쇠락해 가는 씁쓸한 풍경에는 민초들의 신산한 삶이 서려 있다. 라오서는 중일 전쟁, 군벌의 혼전, 국민당의 부패 통치, 신중국 수립이라는 역사의 흐름을 배경으로 찻집을 드나드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변화하는 인정세태를 통해 오십여 년 중국 근대의 시대상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오십 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하며 같은 공간에서 세대가 바뀐다. 제국주의 열강이 침략해 들어오는 풍전등화 같은 상황 속에서 강유위, 양계초 등의 유신 운동이 실패로 끝났음을 알리며 1막이 시작된다. 혼란의 시대에도 북경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일상을 향유한다. 젊은 주인 왕이발이 운영하는 찻집에서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며 나라 안팎과 시정의 소식을 주고받는다.

이곳에서는 건달들의 패싸움이 벌어지고, 먹고살 길이 막막한 빈민이 자식을 팔기도 하며, 한마디 말 때문에 멀쩡한 사람이 불순분자로 체포되기도 한다. 어지러운 시대상을 반영하듯 찻집 곳곳에는 “나랏일은 이야기하지 맙시다.”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2막은 전 막으로부터 십여 년이 흘러 원세개가 죽고 군벌들이 할거하고 내전을 일으키던 때를 배경으로 한다. 세상이 변하며 점점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가는 찻집을 지키기 위해 왕이발이 하릴없이 개량을 거듭하지만 끊임없는 군벌 전쟁 속에서 가파르게 쇠락해 가는 찻집의 모습이 덤덤히 그려진다.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저마다의 삶을 이어 가는 등장인물들의 갖가지 인생 역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3막에서는 중국이 항일 전쟁에서 승리한 후 국민당 첩자들과 미군이 북경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나라 깊숙이 파고든 자본주의의 폐해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은 살길이 막힌다. 끊임없이 새롭게 군림하는 권력층의 모진 수탈과 억압 앞에 대를 이어 가며 한자리에서 버텨 온 찻집 또한 잔인한 운명을 맞고 만다. 찻집 주인 왕이발과 나라에 공장을 통째로 빼앗긴 진중의, 찻집의 오랜 단골 상 대인 세 노인이 지전을 뿌리며 자신들의 삶을 애도하고 죽음을 예비하는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평생을 인도주의자로 살았던 라오서의 인간애가 느껴지는 장면이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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