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가 없어 메가시티 구축과 초광역 협력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전북-강원-제주’ 등에 대한 정부의 맞춤형 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전북도가 전북형 메가시티 구축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14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고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한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초광역협력 사업은 부울경, 충청권, 대구ㆍ경북, 광주ㆍ전남 등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지역 주도로 수립한 초광역권 발전계획을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재정지원 체계 구축을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투자 효과가 큰 초광역협력 사업의 지방재정투자심사 면제와 국고보조율 상향 조정 등의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또한 특별지방자치단체, 행정통합 등 협력단계별 차등 지원도 이뤄진다. 특별지자체 설립 준비에 필요한 소요재원과 시범사업을 특별교부세 지원 등 재정적인 지원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 국토교통ㆍ산업ㆍ인재양성 등 분야별 초광역협력 촉진 정책도 도입된다. 

정부는 지역 주도로 초광역권 단위의 미래 전략산업을 선정하면, 범부처가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초광역협력의 법적 근거와 분야별 세부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날 송하진 지사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는 독자적인 ‘전북형 메가시티’ 구축방안을 건의했다. 전북은 광역시가 없어 부울경 등 다른 시도의 메가시티 구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송 지사는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데스게임이다”고 운을 뗀 뒤 “부울경,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은 이미 기회와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메가시티 형태로 더 큰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북의 현주소를 역설했다. 

이어 “광역시가 없어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불공정ㆍ불평등한 논의(메가시티)에 끼지 못하는 전북과 강원, 제주를 위해 메가시티가 아닌 또 다른 이름이 있어야 한다”면서 “전북새만금권역, 강원평화권역, 제주특별권역 등의 강소권역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도는 광주ㆍ전남 예속화에 벗어나고자 지난 2017년부터 독자권역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정부에 건의한 전북 메가시티(새만금권역 등) 방안은 내ㆍ외부적 연결성 강화와 주변 메가시티와 협력 수요가 많고 연관성이 높은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다. 

송하진 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강원도는 지지의 뜻을 밝히며 ‘강원 평화 특별자치권역’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전북ㆍ강원ㆍ제주 등 3개지역 도지사들은 별도의 회동을 갖고 강소권역 메가시티 구축방안을 적극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송 지사의 발언과 관련, 적극적인 검토의사를 피력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특화발전제도 등 초광역협력 지원제도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사열 균형위원장도 전북 새만금권역과 관련해 계속 논의를 해나가기로 했다.

송하진 지사는 행사 후 별도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전북 메가시티 구축 방안 등 강소권역의 특화발전전략의 필요성을 적극 전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각별히 관심을 갖고 풀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도 광역시가 없어 메가시티 구축에 나서지 못한 전북ㆍ강원ㆍ제주 등 3개 지역이 초광역협력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에 공감했다”면서 “올해 마련될 최종 지원계획에 강소권역 특화방안이 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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