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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천사의 21년째, 우리는 메시지에 충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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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천사의 21년째, 우리는 메시지에 충실했나
  • 전민일보
  • 승인 2020.12.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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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천사가 찾아왔다. 어느덧 21년째 남모르게 기부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돈을 훔쳐가는 일당이 검거되는 소동도 발생했지만, 그 분은 오히려 지난해 본인에 의한 소동이 일어나 죄송하다는 문구를 남겼다.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소식은 모두가 기다리는 소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얼굴없는 천사가 가져다주는 메시지는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올해 얼굴없는 천사가 기부한 금액은 지난해보다 1000만 더 많은 7012만8980원이다. 그분은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도 적었다.

지난 2000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진 이후 21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 21년간 22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만 총 7억3863만3150원에 달한다.

그 동안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577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해왔으며, 노송동 저소득가정 초·중·고교 자녀 20명에게는 장학금도 수여했다. 전주시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주변 6개동이 함께 천사축제를 개최하여 불우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송동 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가 세워져 있다. 매년 이맘때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익숙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일종의 이벤트처럼 인식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익명의 기부를 통해서 우리사회에 널리 기부문화와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줬던 얼굴없는 천사의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기부문화도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그분의 뜻을 기리는데 멈추지 말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작은 기부는 우리사회에 따뜻한 온정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얼굴없는 천사 등 모든 기부자들이 바라는 것은 바로 우리사회의 관심과 동참이다. 어려운 주변이웃을 돌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추운 겨울철만이 아닌 사계절 내내 기부문화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형성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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