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00:13 (일)
‘벤또’가 방언?…“전북도 방언사전, 망신살”
상태바
‘벤또’가 방언?…“전북도 방언사전, 망신살”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0.11.11 23: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도 도의원, 부실용역 질타
“일본말과 한자어 다수 수록”
도, 편찬용역에만 3억 원 소요

 

전북도의회 이병도 의원이 전북도가 최초 발간한 방언사전이 상식 이하의 부실용역이라는 지적과 함께 배포 부수 전체 회수를 성토했다.

11일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의원은 “전북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한 전북 방언사전 발간사업이 외색 짙은 식민지 잔재어 투성”이라며 “벤또 같은 식민 잔재어가 어떻게 전북 방언으로 둔갑해 있냐”고 질책했다.

전북도의 전북방언사전은 ‘국어기본법’이 규정하는 지자체 지역어 보전책무에 따른 사업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편찬용역에만 3억 원 넘게 투입됐다.

지역색이 투영된 사투리로 알고 있는 방언을 수집 기록한 방언사전이 식민잔재인 일본말이나 표준어, 한자어가 다수 수록돼 심한 오류로 지적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누가 봐도 표준어인 단어를 사투리라고 버젓이 올려놓는가 하면 ‘벤또’나 ‘구루마’와 같은 일본말을 멀쩡한 방언으로 수록해 놓은 것은 전문가적 식견과 무관하게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맹질타했다. 

또 ‘벤또’나 ‘구루마’ 이외에도 ‘고무다라’, ‘공고리’, ‘공고리질’, ‘나멘’, ‘빵꾸’ 등 청산되지 않은 식민잔재 일본말과 ‘미친년 널 뛰다’, ‘나비’, ‘나무뚜껑’, ‘술빵’, ‘떡가래’ 등 표준어, 그리고 ‘농구(農具)’와 같은 한자어 등 무려 3200단어가 전북 방언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표현으로 지적 강도를 높인 이 의원은 ‘벤또’와 같은 일본말을 전북 고유의 사투리로 둔갑시킨 것도 모자라서 ‘벤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군산과 무주, 완주, 임실을 기재해 놨다는 사실은 “더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전북도가 3억 4200만 원의 예산을 세워 편찬 용역을 한 전북방언사전 사업이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 사람은 단 한 명의 도민이다. 이 사실은 이 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이 의원은 “전북 방언은 언어적, 문화적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지역의 문화자산”이라며, “이러한 문화자산을 엉뚱한 일본말과 멀쩡한 표준말로 뒤섞어 대외에 발간 배포한 것은 지역의 문화자산을 널리 알리기는커녕 망신살을 자초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부실 용역 사업에 대한 예산을 회수하고 배포된 220부 전량을 회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예산 회수는 어렵다”며 “앞으로는 사전다운 사전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건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영우 2020-11-20 11:24:46
밴또가 방언이 아니듯이 외색 또한 왜색이 될 수 없지 기자양반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