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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의 보고 ‘습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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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의 보고 ‘습지’를 아시나요?”
  • 전민일보
  • 승인 2020.05.21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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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5월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인간의 무분별하고 이기적인 파괴로 지구상의 생물종이 사라지는 것을 예방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생물다양성 협약이 발표된 것을 기억하기 위한 날로 유엔(UN)에서 지정한 날이다.

생물다양성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해 다양한 생물들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고창 운곡습지와 정읍 월영습지를 다녀왔다.

그동안 갯벌 같은 연안습지를 많이 다녀본 나로서는 내륙의 산지습지는 참 새롭고 신기했다.

산지습지가 된 사연은 다르지만 과거 농경지로 사용되던 계단식 논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폐경된 묵논 습지로 변화된 것으로 단순히 지형의 형태로만 볼 것이 아니었던 습지의 의미에서 한번 놀라고 그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의 자연의 섭리에서 다시 한 번 놀랐다.

습지를 걷다 보니 제일 위쪽에는 버드나무, 참나무 등 큰 키 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아래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고 물웅덩이에서는 이제 막 부화한 올챙이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간간이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은 나를 한결 기분 좋게 한다. 이게 힐링(healing)이 아닐까?

환경부에 따르면 습지의 면적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년(1989년?2009년)간 습지의 면적의 61%가 감소했으며, 최근 3년(2016년~2018년)간 국가습지목록에 등록된 습지 1408곳을 조사한 결과 74곳이 없어지고 91곳은 면적이 감소했다고 한다.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영향이다.

습지가 왜 중요하고 보전되어야 할까?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습지는 기후변화완화, 홍수 조절, 오염물질 정화, 생물종 다양성유지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중 우리가 주목하는 역할은 생물종 다양성 유지기능이다.

전 세계 생물종의 40%이상, 특히 포유류의 12%이상이 습지에 서식한다.

지난 2011년부터 5년 동안 국가습지보호지역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 60종을 포함한 4187종의 야생생물을 확인했고,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에는 수달, 황새 등 1급 멸종위기종 8종과, 삵, 팔색조, 하늘다람쥐 등 2급 멸종위기종 52종이 조사됐다. 이처럼 습지가 생물다양성보전을 위한 핵심지역임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종을 약 1400만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인간 활동에 따른 간섭 등으로 많은 종들이 멸종되고 있다.

1976년부터 2006년까지 전세계 야생 척추동물의 1/6이 사라졌고, 2055년까지 생물종의 25%가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물종이 멸종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뭘까? 전문가들은 첫 번째로 서식지 축소를 꼽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산지면적이 약 1만2000㏊씩 감소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많은 생물종을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습지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것이라고 본다.

고창 고인돌 유적지 인근의 운곡습지는 2011년 보호지역 지정 당시 생물종 수가 549종에 불과하던 것이 2012~2014년 동안 습지복원 및 보전활동을 통해 최근에는 담비, 가시연꽃 등 314종이 증가한 863종으로 조사됐다.

정읍 월영습지는 2011년 276종에 불과하던 생물종수가 2017~2019년 동안 환경청에서 추진한 생태복원사업 이후에 생물종수가 수달, 수리부엉이 등을 포함한 432종으로 약56%가 증가됐다.
 
현재 마을주민들 스스로 습지를 관찰하고 복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어 향후 계속해서 종 다양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도 포근한 보금자리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듯이 생물들도 자신의 안락한 서식처가 확보돼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야생동물이 멸종된다면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인류의 생존에도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습지의 보전, 미래 세대에게 습지의 다양한 혜택을 물려줘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가 아닐까!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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